"러' 주도 관세동맹 들고, 러'에 가스관 회사 매각 때문"

러시아와 이웃 벨라루스가 25일(현지시간) 가스 공급가 대폭 할인과 벨라루스 가스관 회사의 러시아 매입 등에 관한 일련의 협정에 서명했다고 이타르타스 통신 등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관련 협정은 이날 모스크바 근교 대통령 관저에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한 뒤 체결됐다.

협정에 따르면 벨라루스는 내년 1분기에 러시아로부터 공급받는 가스 가격으로 1천㎥당 164달러를 지불키로 했다.

벨라루스는 이후에도 러시아 국내 공급가에 준하는 싼 가격에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공급받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는 이날 러-벨라루스 정상회담에 앞서 개최한 각료 회의에서 "현재 유럽의 평균 가스 가격이 1천㎥당 400 달러인데 벨라루스는 내년 1분기에 1천㎥당 164달러를 지불할 것"이라면서 "이같은 엄청난 할인 혜택을 통해 벨라루스는 20억 달러 이상의 이익을 보게 됐다"고 설명했다.

푸틴 총리는 이어 "벨라루스는 2014년까지 소위 '통합에 따른 할인 혜택'을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벨라루스가 러시아 주도의 러시아·카자흐스탄·벨라루스 3국 관세동맹(경제공동체)에 참여하는 대가로 가스 가격 할인 혜택을 보게 됐다는 설명이었다.

러시아와 카자흐, 벨라루스 등 옛 소련권 3국은 내년 1월 1일부터 관세 장벽을 없애고 자본과 노동의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하는 '단일경제공동체(CES·관세동맹)'를 본격 출범시킨다.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 가스프롬과 벨라루스 국가자산위원회는 또 이날 가스프롬이 벨라루스 가스관 회사 '벨트란스가스' 지분 50%를 추가로 매입하는 거래도 성사시켰다.

이미 벨트란스가스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는 가스프롬은 나머지 지분 50%를 25억 달러에 매입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따라 가스프롬은 벨라루스 내 가스 공급망을 완전히 장악하게 됐다.

가스프롬은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벨트란스가스 지분 50%를 단계적으로 매입했었다.

러시아는 지금까지 벨라루스에 가스 공급가를 할인해 주는 대신 벨라루스 내 가스공급을 책임지는 벨트란스가스 지분을 완전히 넘길 것을 요구해왔다.

전문가들은 벨라루스가 관세 동맹 참여와 함께 자국 가스관 회사를 러시아에 완전히 넘긴 대가로 가스 공급가를 대폭 할인받은 것으로 분석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cjyo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