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경제 글로벌 포럼] "비용만 강조하면 통일에 반감…젊은층 수용 가능한 비전 개발을"
"국민의 피부에 와닿는 통일 비전이 필요하다. "

토론회 참석자들은 통일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다양한 과제와 해법을 제시했다. 조동호 이화여대 교수는 "현재 통일 준비에 대한 논의가 지나치게 비용 및 재원 조달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다"며 "특히 미래에 대해 불안감을 강하게 느끼고 있는 젊은 세대에 이 같은 비용 중심의 거대 담론은 오히려 통일에 대한 반감만 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봉조 전 통일부 차관도 "젊은층이 주로 입시나 취업 등 현실적인 문제에 매몰돼 있다 보니 통일에 별 관심이 없는 게 당연하다"며 "그러나 통일이 취업이나 군 문제 해결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 젊은층의 폭발적인 관심을 이끌어낼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최완규 북한대학원대학교 부총장은 "북한 붕괴를 전제로 한 무리한 단일국가 체제의 통일은 또 다른 비극을 초래할 수도 있다"며 "시장(자본)의 논리와 공동체(민족) 논리를 변증법적으로 종합한 단계적 통합으로 가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최 부총장은 또 "지금은 남북한이 미국과 캐나다 정도의 관계를 수립하는 것도 훌륭한 통일"이라며 "경제공동체,공동정부,국가연합,단일국가 등의 점진적인 단계를 밟아 나가는 게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성호 중앙대 교수는 "통일 한국의 최종 목표는 '한반도 평화'와 '한민족의 인권'이 돼야 한다"며 "이를 위한 중간 목표는 '북한의 변화'로 대화,교류,협력,지원 등은 이를 이끌어내는 수단이어야지 그 자체가 목표가 돼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통일 과도체제 구축도 북한 체제의 실질적인 변화가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김석우 전 통일원 차관은 "통일세는 통일이 이뤄진 후 구체적 규모를 산정해 도입하는 게 타당하다"며 "정부가 먼저 재정 건전성을 강화해 유사시 국내외에서 자금 동원이 수월한 여건을 조성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