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은행계 카드회사 1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다툼을 벌이고 있는 삼성카드와 현대카드가 이번에는 숫자 마케팅으로 격돌하고 있다. 현대카드 '제로(0)'와 삼성카드 '1~7 시리즈'가 같은 시기에 출시되며 맞붙고 있다. '숫자 싸움'은 알파벳,색깔,숫자 등을 이용해 오래전부터 확실한 브랜드 인지도를 구축한 현대카드에 삼성카드가 도전장을 내민 형국이다.

삼성카드의 숫자카드엔 1~7까지 숫자가 달려 있다. 먼저 선보인 카드는 '2'와 '3'이다. '2'는 주요 혜택이 두 개이며,'3'은 주요 혜택이 세 개다. '2'의 혜택은 대중교통과 휴대폰 등 이동통신 요금 10% 할인,패션과 커피숍 · 편의점 5% 적립 등이다.

현대카드는 '제로카드'로 맞불을 놓고 있다. 라이프 스타일(알파벳),혜택 수준(숫자)등으로 분류했던 카드에 새로운 축을 만들겠다며 14일부터 발급에 들어갔다. 제로카드는 혜택을 받기 위한 최소 카드사용 실적을 없애고 카드를 쓸 때마다 0.7%를 무조건 할인해 준다.

두 회사 간 신경전도 치열하다. 삼성카드는 숫자 마케팅으로 대규모 판촉에 들어가려고 했는데 현대카드가 '김빼기'를 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대카드는 이미 M2,M3카드와 같이 숫자 마케팅을 해왔는데 무슨 말을 하는지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이를 바라보는 은행계 카드사의 생각은 또 다르다. 향후 신용카드 가입자가 체크카드로 이동하면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을 비은행계 카드사가 의기투합하는 의미도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