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드투페이퍼, 도전ㆍ창업교육ㆍ멘토 조언 '3박자'…대학가 '공짜인쇄' 돌풍
한양대 경영학과 4학년 김세윤 씨(25)는 과제나 스터디에 쓸 자료를 인쇄할 때 꼭 경영대 지하 2층 PC실을 활용한다. 하루 수십 장에 달하는 인쇄물을 공짜로 뽑을 수 있기 때문이다. A4용지 하단 여백에 높이 1.5㎝ 정도로 붙은 광고만 봐주면 된다. 김씨는 공짜 인쇄로 한 달에 수만원의 용돈을 아끼고 있다.

이 같은 '공짜 인쇄' 아이템으로 대학가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는 광고업체는 24세 대학생 전해나 대표(고려대 산업정보디자인학과 3학년 휴학)가 창업한 벤처 '애드투페이퍼'다. 지난 3월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15일 현재 168개 대학 2만7000여명이 114만장에 달하는 공짜 프린트를 이용했다. 서울대 고려대 등 수도권은 물론 전북대 울산과학기술대 등 전국 20개 대학에 공짜 인쇄용 PC를 설치했다.

서울 상암동 누리꿈스퀘어빌딩 사무실에서 만난 전 대표는 "대학생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생각을 사업 아이템으로 잡았을 뿐 사업이 본 궤도에 오를 수 있었던 건 순전히 주변 사람들 덕분"이라고 수줍게 말했다. 하지만 벤처 업계에선 이 회사를 끝없는 도전,체계적인 교육,멘토의 적절한 조언 등 3박자가 어우러진 청년 창업의 모범 사례로 꼽는다.

디자이너를 꿈꾸던 전 대표가 창업에 나선 것은 2009년 고려대 산학협력단이 주관하는 교양수업 '캠퍼스CEO' 수업을 듣고 난 뒤부터다. 전 대표는 "학점 따기 쉬워보여 수강신청을 했는데 막상 가서 아이디어 구상부터 창업 시뮬레이션까지 배우다 보니 기업을 만드는 게 얼마나 재미있는 일인지 알게 됐다"고 말했다.

창업을 결심한 전 대표는 전국 대학들의 시설 관리자나 학생들을 대상으로 시장 조사에 나섰다. 비슷한 아이디어로 실패한 사례들을 거울 삼아 수개월에 걸친 연구 끝에 개발한 것이 대학생들에게 회원에 가입하도록 하고 맞춤형 광고를 제공하는 모델이다. 회원 정보와 광고 데이터를 회사 서버에 모아 자원 낭비를 최소화했다.

창업 과정에서 만난 투자자들 역시 큰 힘이 됐다. 전자결제업체 이니시스 창업자 권도균 대표와 다음커뮤니케이션 공동 창업자 이택경 대표가 만든 벤처투자회사 프라이머로부터 창업 자금의 대부분을 지원받았다. 전 대표는 "자금도 자금이지만 권 대표가 '너무 완벽하게 할 필요 없다. 일단 시작하라'고 해준 조언이 창업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애드투페이퍼는 지난달 다음커뮤니케이션으로부터 3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애드투페이퍼는 청년 창업의 모범으로 꼽히며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공동으로 주최하는 '2011 산학연협력 우수사례 경진대회' 창업 부문에서 최우수상 수상업체로 결정됐다. 시상식은 오는 22~24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국내 최대 규모의 산학연 협력 행사 '2011 산학연협력 엑스포'에서 열린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