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질주'에 차부품업체들 '함박 웃음'
"예전엔 '칼퇴근'이었는데 최근 몇 달간은 집에 가기 힘듭니다. "

충북 천안에 있는 S사는 요즘 오후 8시가 돼도 대낮처럼 환하다. 직원 대다수가 공장에 남아 납기를 코앞에 둔 현대 · 기아차 차량용 너트를 만드는 작업에 한창이기 때문이다.

회사 관계자는 "제품의 70%를 현대 · 기아차에 납품하고 있는데 현대차가 워낙 잘 나가 오더가 폭증했다"며 "지난해 매출 1300억원에서 올해는 1500억원 고지를 눈앞에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동차부품 업체들이 '현대차 효과'에 깜짝 실적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 회사를 비롯해 현대차에 납품하는 부품업체 중 상당수가 올해 역대 최고 매출 기록을 바라보며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차량용 패스너(볼트,너트 등 나사 총칭)를 만드는 선일다이패스 관계자는 "현대 · 기아차 납품 물량이 크게 늘면서 지난해 매출인 1173억원을 이미 달성했다"며 "연말까지 1350억원은 거뜬할 것"이라고 전했다.

동종업체인 영신금속공업도 지난해 매출 800억원에서 올해 1040억원 정도로 급성장했고,부품을 가공하는 냉간 단조기를 제조하는 효동도 지난해 450억원에서 올해 5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절삭공구 세계 3위권 업체인 독일 마팔이 자동차용 절삭공구 생산을 위해 합작 형태로 2008년 국내에 세운 마팔하이테크는 지난해 800억원 고지를 달성하고 올해는 1000억원을 바라보고 있다. 마팔 관계자는 "한국 차 시장이 워낙 호황이다 보니 덕을 많이 봤다"고 전했다.

미국 일본 유럽 등 해외 완성차 업체의 러브콜도 잇따르고 있다. '현대차 납품 업체'라는 타이틀이 글로벌 시장에서 품질 보증수표로 작용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현대차에 차량용 볼트를 납품해온 태양금속 관계자는 "한국 부품 수입에 가장 보수적이던 도요타와도 최근 거래를 텄고 닛산과도 좋은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며 "오랫동안 현대차에 납품하며 쌓아온 국내 부품업체들의 원가 · 품질 경쟁력을 해외에서도 인정받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