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이 최근 쏟아지고 있는 공매도 물량을 '비정상적인 매매 패턴'이라고 간주하고 적극 대응할 방침을 밝혔다.

김형기 셀트리온 수석 부사장은 "최근 외국계 창구로 쏟아지는 공매도 물량은 비정상적인 매매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특정 외국계 증권사 창구를 통해 집중적으로 물량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셀트리온에 따르면 지난 4월 1일부터 이달 11일까지 출회된 공매도 물량은 총 404만9818주다. 이 중 골드만삭스 단일 창구로 360만여주가 쏟아져 총 공매도 물량의 89.5%를 차지하고 있다.

약 3개월간의 공매도 금지가 해제된 후에도 공매도 물량이 다시 출회, 지난 10일부터 11일까지 이틀간 모건스탠리 창구를 통해 165만8000주 이상 물량이 나왔다.

셀트리온이 루마티스 관절염 치료용 바이오시밀러 임상이 성공적으로 종료됐음을 공식화한 전날에도 모건스탠리 창구를 통해서는 57만4000주가 출회됐다.
[종목포커스]셀트리온 "공매도 불법성 의심"…반격 나서나
김 부사장은 "관절염 치료제의 바이오시밀러 임상이 성공리에 진행되고 있음에도 임상이 실패했다든가 분식 회계설과 같은 루머가 증권사 메신저 등을 통해 급속도로 퍼져 나갔다"며 "악성 루머가 공매도 세력과 연관돼 있을 가능성이 높아 개인 주주들에게 현혹되지 말라는 뜻의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주가가 하락하면 이득을 얻는 공매도 특성 상 특정 세력이 악성 루머를 퍼트려 주가 하락을 주도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또 최근 공매도는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를 통해 집중적으로 이뤄졌음을 지목했다.

셀트리온 측은 이에 따라 주주와 기관 투자자 등을 대상으로 공매도 세력과 악성 루머의 연관 관계에 대한 증거를 수집해 강경 대응할 방침을 밝혔다.

다만 증권업계에서는 다소 회의적인 반응도 나온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숏거래는 굉장히 위험하고, 특히 변동성이 큰 바이오 관련 주식에 대해서는 웬만해서 과감하게 숏거래를 하지 못한다"며 "참여 주체들은 무엇인가 확실한 판단하에 숏거래에 나섰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공매도에 성공했을 경우 최대로 낼 수 있는 이익은 정해져 있지만, 예상 외로 주가가 상승할 경우 무한대로 손실을 볼 수 있는 '불리한 게임'이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그는 "불법 공매도에 대한 공식 수사를 요청하려면 악성 루머와 결부돼 있는 증거를 꼭 찾아야 할 것"이라며 "하지만 셀트리온 측이 자신이 있다면 숏커버링(매도 후 재매수)을 유도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