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3사, '해외 소싱'으로 승부수 띄운다
대형마트들이 해외에서 직접 들여온 상품인 '글로벌 직소싱'으로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차별화된 상품과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겠다는 전략이다.

올 상반기만 해도 유통업계의 화두는 '크고 저렴한' 상품이었다. 고물가 여파로 크기가 크면서도 가격이 싼 치킨, 피자, 버거, 도넛 등이 높은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올 하반기 들어 고물가가 이어지면서 대형 마트들은 좋은 품질의 저가 상품을 찾기 위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대형마트들은 해외 기업들과의 협력에 적극 나섰고, 상품 제작에도 직접 참여하고 있다.

◆이마트, TV 품절 이어 원두커피 추가 주문…"차별화 상품 해외서 주문 제작"

대표적인 예가 이마트다. 이마트는 발광다이오드(LED) TV에 이어 원두커피까지 대박을 쳤다. 15일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달 내놓은 32인치 LED TV ‘이마트 드림뷰(이마트TV)’ 5000대가 3일 만에 전량 판매됐다. 이어 지난 8일 출시된 ‘브라질 세라도 원두커피(이마트커피)’도 일부 점포에서 품절됐다.

'브라질 세라도 원두커피'는 6일간 8000개가 팔렸으며, 주말인 지난 12~13일에는 하루 평균 2200개가 판매됐다. 기존 이마트에서 가장 잘 나가는 원두 커피 단일 상품 판매량은 하루 평균 30~40개였다. 이를 감안하면 평소 대비 200배 이상 팔린 셈이다.

업계에서는 이마트 TV와 이마트 커피의 대박 이유로 저렴한 가격과 상품 차별화를 꼽고 있다. 기존 제품이 아니라 이마트가 개별적으로 주문해 생산한 제품이어서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이마트 TV는 대만 TPV사와 함께 기획, 제작했다. 이마트 커피는 브라질 세라도 지역에 있는 커피농장에서 직접 들여온 생두를 커피전문업체인 자뎅이 로스팅해 만들었다. 해운에 비해 운송료가 비싼 항공물류를 통해 제품을 들여올 정도로 품질관리에도 신경을 썼다.

이마트 관계자는 "대형마트가 우후죽순으로 생겨나 저가 상품만으론 한계가 있다" 며 "근본적으로 차별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다보니 해외소싱 쪽으로 눈을 돌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홈플러스, 英 테스코 공동 구매…롯데마트, 日 마루베니와 제휴

홈플러스는 해외소싱에서 모기업인 영국 테스코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전 세계 14개 국에 진출해 있는 테스코와의 공동 바잉을 통해 해외상품을 좋은 가격에 들여오고 있다.

홈플러스가 취급하고 있는 해외 직소싱 상품은 연간 1만여 가지가 넘는다. 바나나, 파인애플, 오렌지, 체리 등 수입과일과 아이스크림, 냉동피자, 시리얼, 커피, 파스타, 와인 등 다양한 가공식품을 시판 중이다. 뿐만 아니라 의류를 비롯해 복사지, 선풍기, 완구, 가정용품 등 가전 및 생활용품에 이르기까지 거의 전상품을 글로벌 소싱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지난달 27일부터 일본 5대 수입상사인 마루베니와 연계해 중국에서 생산한 ‘오리털 차렵이불’을 2만9000원에 판매했다. 시판 4일 만에 1년간 판매할 물량인 1만개가 완판되는 등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현재 4000개를 추가 주문해 조만간 판매 재개할 예정이다.

이 제품은 5cm 미만의 오리 깃털을 사용해 가볍고 통기성이 뛰어나다. 이불 내부 표면에 부직포 패드를 덧붙여 깃털이 빠져 나오는 불편함을 방지했다. 오리 깃털 100%로 구성해 총 중량을 1kg로 줄였고, 싱글족들을 타깃으로 해 크기도 축소, 가로 150cm, 세로 200cm로 기획했다.

앞서 롯데마트는 러시아에서 들여온 반건 생선 70만 마리를 일주일 만에 팔아치운 적도 있다. 지난 8월 생선 가격이 고공행진을 보이자 러시아 청정 지역인 베링해협에서 어획한 ‘러시아산 큰 코다리(명태)’를 시중가보다 30% 가량 싸게 팔았다.

최희준 홈플러스 해외상품팀장은 "글로벌 직소싱의 영역은 식품, 생활용품에서 스포츠용품, 청바지 등 글로벌 브랜드 병행 수입으로 확대되는 추세" 라며 "직매입을 통해 중간 유통과정을 줄여 15~20%의 원가를 절감해 소비자에게도 저렴하게 공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형마트 3사, '해외 소싱'으로 승부수 띄운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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