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G엔터 주식 주세요"

지난 14일 YG엔터 일반 청약 첫째날, 유진투자증원 본사 영업점 객장에선 낯선 풍경이 벌어졌다. 젊은 주식인 'YG엔터테인먼트'의 일반공모 청약에 60대 할아버지의 주머니에서 쌈짓돈이 나온 것.

이 할아버지는 증권 거래가 처음인 듯 주머니 속을 한참이나 뒤진 끝에 자신의 신분증을 직원에게 건넸다. 하지만 직원은 다양한 연령층의 사람들이 다녀간 터라 놀라는 표정 없이 담담히 응대하는 모습이었다.

증권가에 YG엔터 청약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이 열기는 전 연령층으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유진투자증권 관계자는 "대학생부터 노년층까지 전 연령층에서 청약 문의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며 "최근 불안정한 주식시장에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했던 투자자들이 경기 방어주를 찾고 있는 데다 이번 YG엔터의 공모가가 낮게 책정되면서 열기를 더해 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YG엔터 공모청약을 위해서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로 공모 청약 열기가 뜨겁다"며 "관련 문의전화도 하루에 수백통이 걸려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열기에 힘입어 일반 청약에서도 '잭팟'이 기대된다.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한 수요 예측에서 최종 경쟁률이 292.9대1을 기록하면서 기관의 높은 관심을 확인한데 이어 공모가 3만4000원 수준도 여전히 매력적인 가격대란 진단이다.

우리투자증권은 "현재 공모가는 2012년 예상 주가수익비율(PER) 7.7배 수준으로 경쟁사인 에스엠(15.5배) 대비 절반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기관 투자자 수요 예측 당시 5만원 이상을 제시했던 높은 관심도 일반 청약에 반영될 것이란 설명이다. 상장 주관사인 대우증권 관계자는 "339개 기관 중 77개 기관이 5만원 이상을 써내는 등 기관 투자가들의 관심이 높았다"고 했다.

김주영 대우증권 방배지점 지점장은 "최종 경쟁률은 1000대1 정도로 예상하는 고객도 많다"면서 "YG엔터가 장외에서 8만원 이상에 거래되는 점을 들어서 (높은 경쟁률로 인해) 단 한 주 밖에 받지 못하더라도 청약하겠다는 고객이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경쟁률이 1000대 1 수준이 되면 청약에 몰리는 돈은 5조원 이상이 된다.

한편 YG엔터 일반 청약은 이날 오후 3시30분까지 진행된다. 전날 오후 4시 기준으로 상장 주관사인 대우증권의 경쟁률은 6.11대 1, 공동 주관사인 유진투자증권은 14.31대 1로 잠정 집계됐다. 대우증권이 29만9169주, 유진투자증권이 7만4793주를 각각 배정 받았다.

김 지점장은 "일반적으로 공모주 청약에선 첫날 경쟁률은 의미가 없는 수치"라면서도 "일반적으로 첫날 1대 1이나 2대1에 그치는 첫날 경쟁률이 이 정도면 최종 경쟁율은 최근 공모주 중 최고기록을 세우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오는 23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될 YG엔터의 공모 규모는 424억원 상당이다. 공모물량은 124만6539주로 국내 및 해외 기관에 53%(65만6482주), 일반 청약 30%(37만3962주), 우리사주조합 17%(21만6095주) 등으로 배정된다.

한경닷컴 최성남 기자 sul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