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미국 주택시장 침체의 장기화로 모기지(주택담보대출) 보증을 해온 연방주택국(FHA)이 구제금융을 받는 신세로 전락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경제가 곧 회복되지 않으면 FHA 기금이 고갈될 것이라고 13일 보도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의 조셉 규코 교수가 미국 정책연구소인 아메리칸 엔터프라이즈 인스티튜트(AEI)의 의뢰를 받아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FHA는 향후 수 년간 500억 달러의 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됐다. 수 년내에 FHA가 구제금융을 받는 처지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FHA는 직접 돈을 빌려주지 않는 대신 일정 기준을 충족하는 금융회사들의 모기지에 보증을 제공한다. 주택시장 침체가 지속돼 일반 금융기관들이 모기지 보증을 꺼리자 FHA의 시장점유율은 수직 상승했다.

2006년 5% 안팎이던 신규 모기지에 대한 보증 점유율은 최근 30% 이상으로 높아졌다.지난 8월 말 기준으로 FHA가 보증한 모기지는 720만 건, 1조 달러에 이른다.

그러나 보증한 모기지의 상당수가 부실화돼 기금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올 6월 말 기준으로 보유한 보증기금 317억 달러 가운데 91%인 289억 달러가 잠재적 손실에 대비한 충당금으로 잡혀있고 여유 자금은 28억 달러에 불과하다.

FRB캐피탈마켓의 폴 밀러 애널리스트는 “주택가격이 반등하지 않는 한 FHA가 구조조정이나 구제금융 지원을 피할 방법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