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세실업 "패스트패션 빅3로 영토 확장"
베트남 호찌민에서 서북쪽으로 60㎞가량 떨어진 구찌 지역에 '한세베트남'이라는 간판을 단 초대형 공장.제조업자개발생산(ODM) 방식으로 의류를 수출하는 국내 한세실업의 최대 생산시설이다. 202개 생산라인을 통해 연간 4억2500만달러어치를 수출하는 곳이다.

한세실업은 나이키,갭,에어로포스탈,핑크,올드네이비 등 전문 브랜드부터 월마트,타겟 등 대형 유통업체의 자체상표(PB) 브랜드까지 수십 곳을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 '미국인 3명 중 1명은 한세실업의 옷을 입습니다'라는 광고 문구로 잘 알려진 회사다.

최근에는 수익성이 좋은 전문 브랜드의 생산 비중을 확대하는 한편 자라,망고,유니클로 등 '패스트 패션'의 유명 브랜드와 잇달아 계약을 추진하며 '영역 확장'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를 통해 내년 매출 10억달러,2015년 15억달러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자라 · 망고에도 납품 추진

한세실업은 지난 주말 호찌민에서 열린 투자설명회에서 "자라와 망고 측 바이어들이 베트남 공장을 방문했으며 올해 말이나 내년 초 계약이 성사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유니클로와도 납품 의사를 타진하는 초기 논의 단계에 있다"고 밝혔다.

제조 · 직매형 의류(SPA) 브랜드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한세실업이 올 들어 스웨덴 H&M에 이어 스페인 자라 · 망고,일본 유니클로 등 유럽 · 아시아 업체와 접촉을 확대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생산업체 입장에서 SPA 브랜드는 단가가 낮지만 물량이 많다는 점이 장점"이라며 "SPA의 생산 경험을 축적함으로써 향후 사업 다각화에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SPA 브랜드를 유치하는 것은 유통업체 PB브랜드보다는 전문 브랜드 비중을 더욱 높이려는 포석과 연계돼 있다.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고 안정적인 주문량을 보장하는 바이어들을 확보,사업 포트폴리오의 안정과 균형을 추구한다는 구상이다.

◆니트보다 직물 비중 늘린다

한세실업 "패스트패션 빅3로 영토 확장"
한세실업은 이런 전략을 통해 앞으로 티셔츠와 같은 니트(편물) 제품보다는 재킷,셔츠,바지 등에 쓰이는 우븐(직물) 소재의 생산비중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매출 7억4100만달러 중 우븐 비중은 8.8%였으나 내년에는 18.4%까지 늘린다는 목표다.

한세베트남 공장에도 향후 우븐 생산라인이 확대될 예정이다. 김철호 한세실업 베트남법인장은 "한세실업의 새 성장동력을 우븐으로 정했으며 기존 니트 라인을 단계적으로 전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공장은 1만명의 현지인을 고용해 '지역 경제를 먹여살린다'는 평가까지 받고 있다.

호찌민=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