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 "공모주 1주라도 더…"
YG엔터테인먼트 상장 주관 증권사의 한 임원은 지난 주말 내내 "주식을 더 배정해달라"는 기관투자가들의 문자메시지에 시달려야 했다. 수요예측 과정에서도 기관들의 경쟁이 치열했다. 이 회사 공모희망가는 2만2200~2만8800원이었지만 주식을 한 주라도 더 받겠다는 심정에 90%에 달하는 기관들이 4만원 이상을 써냈다.

공모주 수익률이 높아지면서 기관들의 공모주 투자 열기도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1월 공모주의 기관 수요예측 평균 경쟁률은 192.1 대 1로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 4~6월 60 대 1 안팎에 머물렀던 것과 비교하면 기관 참여가 3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YG엔터테인먼트는 무려 292 대 1로 최근 3년 내 최고치를 갈아치웠고 테크윙,신흥기계 등도 200 대 1을 넘겼다.

기관들의 참여 열기는 '공모주 투자가 무조건 돈 된다'는 판단 때문이다. 한국거래소가 최근 상장 추진 기업들의 공모가를 낮추도록 유도하다 보니 상장 후 상승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커졌다. 이 때문에 시초가가 공모가보다 높은 가격에 결정되고 기관들은 매물을 쏟아내 차익을 실현하는 것이다. 최근 증시 변동성이 커진 점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공모주 투자가 주목받는 이유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시초가가 공모가보다 낮았던 사례는 6월29일 상장한 하이마트 이후 한 건도 없다. 지난 10일 이탈리아 재정위기가 부각되면서 코스피지수가 5% 가까이 폭락하는 와중에도 이날 상장한 테크윙은 30.4%, 다음날 상장한 아이테스트는 12.08% 높은 가격에 시초가가 결정됐다.

김창욱 피스탁 대표는 "공모주 투자에 관심 있는 기관들은 최근 다 참여하는 분위기"라며 "경쟁이 심해 물량 확보가 어려워지자 최근에는 예비심사 청구 종목 중 심사 통과가 확실해 보이는 종목을 골라 미리 벤처캐피털 등 기존 주주들로부터 매물을 사들이는 기관도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