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철을 앞두고 국내산 소금 가격이 폭등하자 베트남이나 중국산 소금을 포대만 바꿔 국내산으로 속여 파는 '포대갈이'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경남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14일 값싼 중국산 소금 150t을 '신안 갯벌 천일염'이라고 인쇄된 30㎏짜리 포대 5000장에 바꿔 담아 출하하려 한 혐의로 노모씨(37)와 박모씨(42)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처럼 소금 포대갈이가 기승을 부리는 건 국산 소금 가격이 급등한 탓이다. 통계청의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통계를 보면 지난달 소금값은 1년 전에 비해 55.8% 뛰었다. 이는 1980년 11월(59.7%) 이후 최대의 상승폭이다. 대한염업조합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국내산 소금의 산지가격은 30㎏에 1만원이었다. 올해 생산량은 30만t으로 지난해보다 10%가량 늘었지만 이상수요 때문에 가격은 지난달 말 기준으로 1만7000원까지 폭등했다.

최근 경찰이나 세관 등에 적발된 유통업자들은 포대갈이로 원산지를 속여 30㎏ 포대당 2만5000원에서 3만3000원까지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베트남산과 중국산은 30㎏에 4000원과 7000원에 불과하다. 포대갈이로 최대 6배의 차익을 챙긴 셈이다.

국내산 소금 가격 급등은 지난 3월 일본 대지진 당시 후쿠시마(福島) 원전 사고 영향으로 사재기가 시작되면서부터다. 국내산 소금이 방사능 오염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얘기가 돌면서 전남 신안 등 국내 주요 소금 산지에는 도매업자들이 물도 제대로 빠지지 않은 소금을 앞다퉈 사가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하헌형/창원=강종효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