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이탈리아 디폴트(채무 불이행) 우려 속에 1810선으로 폭락했다. 옵션 만기와 공매도 완화까지 겹치면서 극심하게 출렁거렸다.

코스피지수는 10일 94.28포인트(4.94%) 내린 1813.25로 장을 마감했다. 전날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가 사의를 표명한 데 이어 이탈리아 국채 금리가 7%대로 올라 디폴트 우려가 높아졌다. 유럽 재정위기 확산 불안감에 이날 원 · 달러 환율은 16원80전 급등한 1134원20전으로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빠르게 이탈하며 주가를 끌어내렸다. 이날 외국인은 지난달 23일 이후 가장 많은 5048억원 순매도를 나타냈다. 개인이 6282억원,기관이 794억원어치를 사들였지만 지수를 방어하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만기일 효과 역시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마감 직전 매물이 쏟아지며 프로그램 매매는 1204억원 순매도로 돌아섰다. 개장 직후 차익거래로 쌓였던 순매수 물량이 다시 나오면서 코스피지수는 동시호가에서만 15포인트가량 낙폭을 키웠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대부분이 하락했다. 삼성전자는 5.08% 내린 93만5000원에 마감했고 현대차(5.74%) 현대모비스(5.97%) 등도 큰 폭으로 내렸다. 방어주로 꼽히는 KT&G(0.70%)와 LG생활건강(0.19%) 등은 소폭 올랐다. 코스닥지수 역시 외국인 매도 속에 20.64포인트(4.05%) 떨어진 488.77로 마감했다.

아시아 증시도 동반 급락했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가 2.91% 하락하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1.80% 내리는 등 아시아 증시 대부분이 하락세로 장을 마쳤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