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은 신세계 명예회장, "여성 간부비중 확대해야"
삼성그룹에 이어 신세계그룹도 여성인력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정재은 신세계그룹 명예회장은 4일 본사 문화홀에서 '인사혁명'을 주제로 임직원 대상 특강을 갖고 수시채용을 확대하고 여성의 비중을 확대하는 등 인사제도 혁신을 주장했다.

그는 "기업이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급변하는 미래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기업의 근간인 직원과 이를 관리하기 위한 인사제도의 혁신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현재 기업들은 필요한 우수인재는 부족한 반면, 현상유지를 위한 인력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 이를 개개인이 자기 책임을 다하는 ‘필요한 인재’로 바꾸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 명예회장은 특히 여성간부 확대, 여성배려제도 활성화를 통한 여성인재를 확보하는 데 주력하야 한다고 역설했다. 여성 인재의 관리직 비중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 올려 신규 채용한 우수 여성인력을 이끌어줄 롤 모델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정 명예회장은 신세계그룹이 운영하고 있는 사내 보육시설은 여성 인력 확보를 위한 좋은 출발이라고 진단했다. 아이를 낳고 기르기 좋은 회사로 만들 수 있도록 여성을 배려한 제도를 더욱 활성화하고 관련 시설을 확충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 8월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 등 그룹 여성 임원 7명과 함께 한 오찬 자리에서 여성 인력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또 지난 4월 서초사옥에 처음 출근해 사내 어린이집을 둘러보던 중 대기 시간이 길다는 지적이 나오자 즉석에서 하나 더 지으라고 지시하는 등 여성인력과 관련된 언급을 자주했다.

이 밖에도 정 명예회장은 △수시채용·해외대 채용 등 유연한 채용 방식의 도입과 △유통대학 설립·지역전문가제도 등 미래 지향적 교육안 그리고 △졸업식승급제·누적식연봉제 등 능력에 따른 인력운영안을 제시했다. 인사혁명을 체계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인사개혁추진위원회’와 이를 총괄하는 ‘최고 인사책임자(CHRO, Chief Human Resource Officer)’의 필요성도 역설했다.

한편 이날 특강에는 구학서 회장과 정용진 부회장을 비롯해 신세계그룹사 대표와 임원, 백화점과 이마트의 실무 책임자급 부장 이상 간부 300여명이 참석했다. 정 명예회장은 지난해에는 ‘녹색혁명’을, 2009년에는 ‘품질혁명’을 주제로 특강을 실시했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