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SWㆍ콘텐츠 분야 'S급 인재' 영입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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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범구 前 시스코코리아 사장, 애플 개발자 출신 사사키, 소니 조너선 킴 등 대거 합류
클라우드·B2B·콘텐츠 강화…최고급 개발자 확보 '잰걸음'
클라우드·B2B·콘텐츠 강화…최고급 개발자 확보 '잰걸음'
조 전 사장은 31일 시스코에 사직서를 제출한 뒤 이달부터 전무 직책으로 삼성전자 미디어솔루션센터(MSC) 산하 엔터프라이즈 솔루션 그룹을 이끈다.
삼성전자가 최근 외부에서 영입한 전문가들 중 가장 중량감 있는 인물로 평가받는다.
비즈니스용 솔루션과 컨설팅 전문가로 1989년부터 20여년간 정보기술(IT) 컨설팅 업체인 액센추어에서 일해왔다. 국내에서는 1990년대 후반 삼성과 LG가 ERP(전사적 자원관리) 시스템을 도입하는 데 컨설팅을 맡아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삼성전자 소프트웨어 전략의 사령탑 격인 MSC에서 전무급 이상 임원은 현재 이호수 센터장(부사장)을 비롯해 총 4명밖에 없다.
◆애플 소프트웨어 전문가 영입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일반 직원뿐만 아니라 임원급 인력들을 계속해서 영입하고 있다"며 "숫자만 아니라 인력의 질 면에서도 전례없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지난 3분기 세계 스마트폰 1위에 등극했지만 애플의 맹위가 여전한 데다 노키아 소니 LG전자 등 이른바 '스마트폰 루저(패자)' 그룹의 거센 반격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소프트웨어와 콘텐츠 부문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외부에서 영입한 핵심 인력 중에는 미국 실리콘밸리의 고참 개발자인 커티스 사사키 상무가 눈에 띈다.
그는 1984년 애플에서 컴퓨터 개발 업무를 담당하면서 IT업계에 발을 디뎠으며 이후 고(故)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가 설립한 '넥스트(NeXT)'와 애플 출신 인력이 독립해 세운 개인용 휴대 단말기 전문 벤처기업 '제너럴 매직'에서 소프트웨어 전문가로 일했다. 이후 글로벌 소프트웨어 업체 '선(Sun)'에서 개발 담당 임원으로 재직하며 당시 프로그래밍 언어 '자바'를 비롯해 리눅스(Linux) 기반 응용 소프트웨어 개발에 관여했다. 2009년부터는 스마트폰 업체 리서치인모션(RIM)에서 애플리케이션 마켓 등 클라우드 서비스 관련 개발을 맡기도 했다.
지난 9월 스카우트된 그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 있는 삼성전자의 '클라우드 혁신 연구소'에서 클라우드 서비스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최고급 개발자 영입 확대
소니에서 디지털 음악 분야 사업을 담당하던 조너선 킴도 9월 상무급으로 삼성전자에 합류했다.
2003년부터 지난 8월까지 소니 엔터테인먼트 아시아에서 디지털 비즈니스 분야 부사장으로 일했다. 이전에는 모바일 커머스와 디지털 미디어 분야에서 벤처기업을 잇따라 창업해 운영해왔다. 자체 콘텐츠 비즈니스 분야를 강화하겠다는 삼성전자의 전략이 잘 드러나는 사례다.
미국 기업에서 일하고 있는 한국인이나 한국계 미국인들도 삼성전자행을 선택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상무급으로 영입된 마이클 박(한국명 박진환)의 경우 보안 소프트웨어 전문가로 글로벌 보안업체 맥아피와 리눅스 기반 모바일 소프트웨어 전문업체 윈드 리버에서 일해왔다.
삼성전자는 이처럼 단기간에 임원급 핵심 인력을 채용함으로써 모바일 분야 경쟁력을 한층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자평이다. 소프트웨어 분야는 제조업과 달리 규모의 경제가 통하지 않는다. 사람을 많이 투입할수록 오히려 의사소통 비용이 늘어나 개발 효율을 저하시키기까지 한다. 따라서 최고급 개발자를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
이건희 삼성 회장도 최근 "소프트 기술,S급 인재,특허가 삼성전자의 3대 핵심 과제"라며 "소프트웨어 인력은 열과 성을 다해 뽑고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귀동/김주완 기자 claymo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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