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하이킥에 흠뻑…'옹박' 뛰어넘었죠"
"태권도 하이킥에 흠뻑…'옹박' 뛰어넘었죠"
한국과 태국이 합작한 태권도 액션영화 '더 킥'(11월3일 개봉)이 글로벌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새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이 영화는 완성도 높은 액션을 담아 개봉 전 36개국에 수출됐다.

'더 킥'은 태국으로 이민간 한국 태권도 가족이 태국 보물을 탈취하려는 조직폭력배와 대결하는 내용.실제 국내 태권도 챔피언 출신 나태주와 품새 부문 세계 최고수 태미 등을 기용해 화려한 태권도 액션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등장인물들은 한국어와 태국어를 함께 구사하며 리얼리티를 끌어올렸다. 태국에서 100% 촬영한 이 영화의 제작비는 한국영화 평균치의 절반 수준인 200만달러(22억원).한국과 태국이 8 대 2의 비율로 투자했다. 연출자는 세계적으로 히트한 태국 액션영화 '옹박'의 프란차 핀카옙 감독(사진)이다. 핀카옙 감독이 연출한 '옹박'은 1500만달러,'옹박2'는 2000만달러의 순수익을 거뒀다. 서울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그를 만났다.

"한국 관객층을 메인 타깃으로 만든 액션물입니다. 주인공은 태국에 사는 한국인들이고 태권도와 K팝 등 한국 무술과 대중문화를 다룹니다. 여기에 코끼리와 원숭이 등 태국적인 문화를 넣어 볼거리를 강화했지요. "

주인공 태양 역의 나태주는 태권도 사범인 아버지(조재현)의 뜻과 달리 K팝 스타가 되기 위해 오디션에 응시해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른다. 그의 춤실력은 탈취범들과 싸울 때 댄스 액션으로 표현된다. 이 장면은 청룽의 취권을 연상시킨다. 태양 어머니 역 예지원은 주방 도구들을 활용한 '주방 액션'을 펼친다.

"진지한 액션이 아니라 코믹한 액션영화예요. 나태주는 고난도 동작으로 유쾌한 캐릭터를 잘 소화했어요. '옹박'의 토니 자가 이소룡의 후예라면 나태주는 청룽의 후계자예요. 그는 세계적인 액션스타로 성장할 재목입니다. "

극중 태권도 액션은 무술이라기보다는 엔터테인먼트에 가깝다. 동양무술에 기계체조를 섞은 익스트림마셜아츠(극한무술)를 접목했기 때문이다. 한국 태권도 시범단 K타이거스가 해외 공연에서 선보이는 무술이기도 하다.

"액션 연출에는 K타이거스의 도움을 받았어요. 태권도 액션의 화려함을 극대화하는 데 신경썼어요. 그래서 상대방의 얼굴을 발차기로 때리거나 일명 '토네이도킥'이란 900도 돌려차기 등을 잡아냈어요. "

그는 '옹박'에서 보여줬던 태국 전통무술 무에타이와 태권도도 비교했다. 두 무술은 모두 돌려차기를 구사한다는 공통점을 지녔지만 태권도는 발차기에 집중한 반면 무에타이는 팔꿈치와 무릎 등도 자주 활용한다고.

"극중 주인공 가족의 거주지는 1층에 한국식당,2층은 태권도장입니다. 태국 내 한국문화를 보여주기 위해서죠.또한 그들이 태국 생활에 익숙해져 있다는 점도 담았습니다. 차가 막혀도 여유롭게 기다리는 모습은 '빨리빨리' 습성이 밴 모국 한국인들과는 상당히 다르죠." 그는 태국인들도 이 영화를 좋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