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동 "근무시간 골프라니…"
이현동 국세청장(사진)이 단단히 화가 났다. 이 청장은 부임한 지 3개월이 조금 넘은 중부지방국세청 소속 이천세무서장을 지난 26일 전격 교체하고 대기발령 조치했다.

이번 인사는 일부 직원들의 부적절한 행동이 발단이 됐다. 이천세무서 7급 직원 2명이 청장의 골프 자제령을 어긴 것도 모자라 출장 등을 이유로 평일 근무시간에 근무지를 이탈,세무사무소 관계자들과 골프를 치다 적발됐다. 보고를 받은 이 청장은 크게 화를 내면서 일벌백계 차원에서 강력한 문책을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를 일으킨 직원들에 대해선 하향 전보 조치는 물론 직급 강등 등 강도 높은 징계처분을 내릴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청장은 관리감독의 책임을 물어 이천세무서장을 즉각 교체했다. 담당 과장 2명도 각각 강원도 충청도에 있는 세무서 운영지원과장으로 하향 전보조치했다. 관리 책임을 물어 이들에게는 행정안전부에 징계 요청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청장은 한발 더 나아가 공직기강을 해친 직원이 소속된 지방국세청에 패널티를 주기로 했다.

다음달 초 예정된 복수직 서기관 승진인사 때 해당 세무서가 속해 있는 중부청 승진 인원을 축소하는 등 연대책임을 묻는다는 계획이다.

앞서 국세청은 지난 9월 단행된 사무관 인사에서도 올해 초 부산저축은행 세무조사 무마와 관련해 전 · 현직 직원들이 연루됐던 부산지방국세청에 승진인원 축소라는 불이익을 줬다.

국세청 관계자는 "앞으로 공직기강을 해치는 직원들과 그 지휘라인 전체에 대한 징계는 물론이고 해당 지방국세청까지 관리 책임을 확대하겠다는 것이 인사권자의 뜻"이라며 "일회성이 아니라 이런 조치를 계속해 직원들에게 연대책임 의식을 부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