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투표 독려 트위트' 1178회 퍼져…나경원 '1000번 이상 리트위트'만 10건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트위터에서 펼쳐진 선거전에서는 박원순 범야권 후보가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를 압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진보 성향의 유명 트위터러(트위터 사용자)들이 나 후보의 부정적인 내용을 집중적으로 리트위트(퍼뜨리기)한 데다 박 후보 측에 열성 팔로어(독자)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25일 트위터 분석업체인 다음소프트 트윗믹스 그루터 등에 따르면 후보 관련 트위트(트위터에 올리는 글) 개수만 놓고 볼 때 나 후보 쪽이 더 많았다. 트윗믹스에 따르면 최근 1주일 동안 나 후보에 관한 트위트는 하루 3만~7만개,박 후보에 관한 트위트는 하루 3만~4만5000개였다.

특히 나 후보의 고급 피부관리실 출입 문제로 논란이 확산됐던 지난 20일과 21일에는 나 후보 관련 트위트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질적으로 나 후보에게 불리한 내용이 많았다는 얘기다.

최근 1주일 동안 1000번 이상 퍼뜨려진 트위트도 나 후보 10개,박 후보 1개로 나 후보 측이 훨씬 많았지만 대부분 나 후보를 비판한 트위트였다. 나 후보의 네거티브 전략에 관한 트위트가 2982회 퍼뜨려졌고,나 후보 아버지의 학교재단 관련 사진이 2186회,나 후보의 '시장 옷' 발언이 2113회 퍼뜨려졌다. 반면 투표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박 후보의 투표 독려 트위트는 1178회 퍼뜨려졌다.

두 후보 측에서 날린 트위트에 대한 반응도 달랐다. 25일 오후 4시 기준으로 24시간 이내 작성된 트위트는 나 후보(@nakw) 17개,박 후보(@wonsoonpark) 83개로 큰 차이를 보였다. 평균 리트위트 횟수는 21회로 같았지만 최근 1시간 리트위트는 나 후보 496회,박 후보 2023회로 박 후보 측이 5배쯤 많았다. 박 후보 진영에서 트위터를 더 적극 활용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루터는 두 후보에 관한 트위트를 날린 트위터러 가운데 영향력이 큰 사람 상위 10명씩을 열거했다. 나 후보를 언급한 트위터러 1위는 1인미디어(@coreacom),2위 모히또(@mojito0),3위 중명(@chkfil)이고,박 후보를 언급한 트위터러 1위는 나용(@mono_85),2위 모히또,3위 가훈(@lovegahun)이다. 이 가운데 나용과 가훈만 나 후보 지지 성향을 보였다.

박 후보는 트위터 활용도에서도 앞섰다. 트위터를 시작한 시기는 나 후보(2009년 7월22일)가 박 후보(9월22일)보다 2개월 빠르지만 팔로어 수에서는 박 후보(15만7600여명)가 나 후보(5만4700여명)의 3배에 가깝다. 트위트 수도 박 후보(9700여개)가 나 후보(830여개)의 약 10배에 달한다.

그루터에서 서울시장 선거 트위터 분석을 담당하는 이두행 씨는 "유명 트위터러의 경우 트위트를 날린 지 한 시간도 안돼 리트위트 300~400회를 훌쩍 뛰어넘곤 한다"며 "나 후보보다는 박 후보 쪽에 '빅마우스'(영향력이 큰 트위터러)가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김광현 IT전문기자 kh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