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WALL STREET JOURNAL

[월드 투데이] 일자리 창출 위해 법 개혁을
지난달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의회 연설에서 미국 정부가 고용 증가를 위해 할 수 있는 몇 가지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그 중 법인세 재검토와 자유무역협정(FTA) 등의 개혁안들은 분명 일자리를 창출해 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중소기업의 발전을 저해하는 구조적인 문제들도 해결해야 한다. 중소기업들은 미국 역사상 일자리를 만드는데 기여해왔다.

미 중소기업협회에 따르면,1993~2008년까지 생긴 1500만개의 신규 일자리 중 64%를 중소기업들이 만들어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이 비율이 51%로 줄었다. 상장도 줄고 있다. 1990년대 미국에서는 연 평균 300개가 넘는 중소기업이 상장에 성공했다. 이들이 조달한 금액은 건당 5000만달러 이하였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중소기업 상장이 30건에 불과했다. 이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일자리 창출이라는 엔진을 달아줌으로써 자본 형성을 더욱 촉진해야 한다.

나스닥OMX는 에드워드로재단에 73만달러의 기금을 내며 역할을 다하고 있다. 이 재단은 미국에서 성장하고 있는 기업들이 일자리를 늘리고 자본 조달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기업에 필요한 새로운 연구와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일자리를 창출하고 유지하기 위해 정부가 할 수 있는 추가적인 조치들도 있다.

우선 2002년 만들어졌던 기업회계개혁법안인 사베인스-옥슬리법 개정을 검토해야 한다. 특히 회사의 회계문서 작성 시 기존 감사뿐만 아니라 비용이 많이 드는 외부 감사를 요구하는 제 404조를 고쳐야 한다. 사베인스-옥슬리법은 과도한 규제의 상징이다. 해외 기업들과 소규모의 국내 기업들이 미국 주식 상장을 포기하는 주된 요인이기도 하다.

지난해 의회는 옥슬리법 제 404조 적용 대상에서 시가총액이 7500만달러 미만인 회사들을 제외했다. 이 같은 조치를 시가총액이 7억달러에 달하는 회사들까지 확장한다면 많은 기업들이 상장에 들어가는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또 외국에서 입국하는 전문직에게 주는 비자(H-1B) 발급을 늘리고 그린카드(영주권) 발급 절차도 개선해야 한다. 실리콘밸리에서 절반이 넘는 신생 기업들이 외국에서 태어난 이들에 의해 설립됐다. 고도로 숙련된 기술을 갖춘 이민자들은 실리콘밸리에만 이득이 되는 건 아니다. 듀크대는 텍사스에 설립된 정보기술(IT) 업체 중 5분의 1이 이민자들에 의해 설립됐다고 보고하기도 했다. 가장 똑똑하고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을 미국으로 끌어들이고 이를 유지해 나간다면,기업과 경제는 강해질 것이며 더 많은 일자리도 만들어질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변화하기 위해 내년까지 기다릴 수는 없다"고 말했다. 기업가들도 이에 전적으로 동의하고 있다. 사베인스-옥슬리법을 개혁하고 더 많은 숙련 기술자들에게 문호를 개방하는 일은 좋은 출발점이 될 것이다.

◇이 글은 밥 그리펠드 미국 나스닥OMX 최고경영자(CEO)가 '일자리 창출을 위한 사베인스-옥슬리법과 이민법 개혁(Sarbox and Immigration Reform for Jobs)'이라는 제목으로 월스트리트저널에 기고한 내용을 정리한 것입니다.

정리=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