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텔 우승 기념 모자 하나 주세요. "

포뮬러원(F1) 코리아 그랑프리의 결승전이 열린 전남 영암의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은 F1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F1경기가 처음으로 열린 지난해에는 F1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오는 관람객이 많았지만 올해는 F1을 즐기는 문화가 본격적으로 확산되는 분위기였다.

관람객들은 결선 레이스가 열린 16일 경기 시작 5시간 전부터 몰려들어 오후 2시에는 걷기도 힘들 정도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자녀들과 함께 일찍 입장한 관람객들은 각 팀 공식 상품을 파는 부스로 달려갔다.

이들은 1위 팀인 레드불과 가장 긴 역사를 자랑하는 페라리,영국의 맥라렌 부스에서 팀의 공식 모자와 티셔츠 점퍼 열쇠고리 등을 구입했다. 모자 5만~6만원,티셔츠 10만~15만원,점퍼가 20만~50만원으로 상당히 비싼데도 지갑을 여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한 부스의 점원은 "20만~30만원대 팀 점퍼가 가장 많이 팔렸다"며 "예선전이 열린 어제보다 오늘 두 배 이상 많이 방문해 점심도 거르고 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직위원회 관계자는 "응원하는 팀의 점퍼를 입은 사람들이 지난해보다 두 배 늘었다"고 말했다.

글로벌 스폰서인 LG전자 부스는 3차원(3D) TV를 통해 F1레이싱 게임을 즐기는 관람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경주를 관람하기 전부터 F1 게임으로 분위기를 돋우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곳에선 휴대폰과 3D TV 등 LG제품을 직접 써볼 수 있는 기회도 제공됐다.

경주장 분위기도 뜨거웠다. 서울 수유동에서 온 강윤규 씨(32)는 "처음 F1 경주장을 찾았는데 굉음을 내며 고속으로 달리는 머신을 직접 보니 흥분되고 가슴이 벅차다. 이번에 F1 광팬이 됐다"고 말했다.

관람석은 빼곡히 들어찼다. 조직위에 따르면 이날 8만4174명이 경주장을 찾았고 연습주행과 예선전이 열린 14,15일까지 합치면 총 16만236명이 입장했다. 입장권 판매소 앞에는 암표상까지 돌아다닐 정도였다.

영암=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