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단지 방문 젊은층 표심잡기..나경원-홍준표와 함께 오찬도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10ㆍ26 재보선의 공식 선거 운동이 시작되는 13일 이번 재보선의 하이라이트인 서울시장 보궐선거 지원을 위해 첫발을 내딛는다.

지난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에 대한 지원유세 이후 약 4년 만의 선거 지원이다.

당 핵심관계자는 12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박 전 대표가 내일 오전 구로 디지털산업단지를 방문, 벤처기업인들의 애로사항을 듣고 벤처기업 활성화 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눌 것"이라며 "나경원 서울시장 후보가 이후 박 전 대표와 합류해 벤처 활성화 방안을 논의하고 홍준표 대표와 함께 점심식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박 전 대표는 오찬 이후에도 그곳에 좀 더 머물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한나라당은 선거운동 개시에 맞춰 오전 7시부터 서울시 48개 당원협의회가 청소 봉사활동을 통해 선거 운동을 시작하기로 했다.

박 전 대표가 서울시장 선거 첫 지원으로 디지털산업단지를 찾는 이유는 이곳이 `벤처기업의 메카'로 불릴 정도로 국내 디지털산업의 본산인데다 미래지향적 이미지를 갖고 있다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가져온 `안철수 바람'이 젊은 층에 파고들고 있는 만큼, 젊은 층과의 `소통'을 통해 안풍 확산을 막겠다는 점도 고려됐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박 전 대표가 선거지원에 첫발을 내디딘 만큼, 남은 선거 기간 서울시장 선거에 집중할지 관심이 쏠린다.

당장 당 지도부는 박 전 대표에게 서울시장 선거에 집중해 줄 것을 요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전 개최된 서울시 당협위원장 모임에서는 서울을 4개 권역으로 나눠 박 전 대표가 최소한 한 번씩은 지원해줘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도부가 박 전 대표에 대해 엿새 가량은 서울시장 선거 지원을 해달라고 요청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당은 나경원 후보와의 합동유세를 위해 유세차 2대도 이미 확보한 상태다.

그러나 박 전 대표가 서울시장 선거에만 집중할지는 단정할 수 없을 전망이다.

당내에서는 박 전 대표가 보궐선거의 원인을 제공한 한나라당이 자성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다는 점에서 서울시장 선거에만 집중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박 전 대표 주변에서는 "부산 동구청장 선거와 같이 한번 가서 판세를 뒤집을 수 있는 곳도 있으니 그런 곳에 많이 가야 한다"고 조언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물론 박 전 대표가 서울시장 선거에 `올인'했다가 패배할 경우, 정치적으로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는 전망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다만 서울시장 막판 판세가 초박빙이 되고, 박 전 대표의 지원이 승부를 가늠할 요인이 되면, 박 전 대표가 `올인'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선거지원 방식의 경우, 대규모 유세보다는 이날 구로 디지털단지 방문처럼 박 전 대표가 `조용하게' 유권자들을 찾으면서 피부로 느낄 정책을 공개하고 한나라당의 변화에 대한 지지를 호소할 방식이 될 가능성이 커보인다.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김범현 기자 sout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