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수 현대증권 사장 "연금만 믿지말고 우량株 펀드로 노후대비"
"남유럽의 경제위기 등으로 내년 한국 경제는 올해보다 더 어려울 것입니다. 공무원들도 연금만 믿지 말고 미래를 준비해야 합니다. 국내외 경제 상황을 잘 살피면서 노후를 대비해 부동산에 50%,주식과 은행예금에 각각 25% 투자하는 방식이 바람직할 것입니다. "

최경수 현대증권 사장(사진)은 12일 부산시청에서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열린 '한국경제신문 · 전국투자자교육협의회 최고경영자(CEO) 특강'에서 '최근 금융시장 동향과 재테크 전략'이란 주제로 강연하며 이같이 강조했다.

최 사장은 "선진국의 경기침체와 유럽의 재정위기,중국 부동산 버블 붕괴 우려 등으로 현재 한국 주식시장은 2008년 금융위기 때와 똑같은 불안한 패턴을 보이고 있다"며 "이 같은 불안이 해소되지 않으면 올 4분기 코스피지수는 2000선을 넘지 못하고 내년에는 상황이 더 안 좋아져 1600~2000을 오가며 큰 등락폭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 재정위기는 '자산가격 폭락→유동성 위기→금융회사 부실→경기침체→금리인하,유동성 공급→경기회복' 단계로 나아갈 텐데 현재는 금융회사 부실 단계에 와 있다며 유럽연합(EU) 국가들이 함께 협력과 희생을 하지 않는다면 사정이 나빠질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최 사장은 이어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은 때일수록 최소한 30대 중반부터 장기적인 노후계획을 세워 준비해야 한다"며 "증시 불안을 덜 수 있는 우량주 중심의 장기 적립식 펀드에 가입하거나 안정적인 지수형 주가연계증권(ELS) 상품에 가입하면 은행예금이나 채권보다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수출입 의존도가 높은 데다 금융시장의 외국인 자금이 843조원에 이를 정도로 많이 '노출'돼 있어 대외변수에 취약한 만큼 투자자들이 외국계 투자자와 세계시장 변화를 늘 주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 차원에서도 유동성 확보를 위해 외환보유액을 늘려 나가고,기관투자가를 많이 육성하거나 연기금 등을 주식시장에 안착시켜 한국 금융시장을 안정화시켜 나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개인들은 보통 부동산에 80%,금융자산에 20% 정도를 투자하고 있는데 부동산은 당분간 핵가족 가속화와 부동산시장 거품 붕괴 등으로 별 이익을 낼 수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며 "안정성을 따지면서 부동산 비중을 50%까지 내리는 투자 포트폴리오를 짜야 한다"고 조언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