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성 장세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섣부른 추세 매매는 큰 손실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런 때일수록 투자기간을 길게 잡고 좋은 기업을 싸게 사는데 집중해야 합니다"

[한경 가치투자 대강연회 D-3]이채원 "투자 패러다임 변화 주목…가치株에 기회 온다"
'한국의 워렌버핏'으로 불리는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부사장은 오는 15일 '2011 한경 가치투자 대강연회'에서 해외변수들에 부화뇌동하지 말고 투자 패러다임 변화와 이에 따른 가치주 진입 기회에 주목할 것을 주문할 예정이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고성장세를 나타낸 한국 기업이익은 점차 성장성이 둔화될 전망이다. 유럽 재정위기 등에 따른 선진국 경기침체로 당분간 수출기업의 이익전망치 하향 조정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기업이익 모멘텀 둔화로 그동안 세계 경기회복과 중국 성장 스토리를 바탕으로 기대가 컸던 대형 수출기업의 경우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 하락 리스크가 불거질 수 있다고 이 부사장은 지적했다.

따라서 유럽 재정위기 전에 증시에서 나타난 성장주 쏠림 현상이 완화될 것이란 관측이다.

증시를 둘러싼 패러다임이 성장에서 분배, 수출에서 내수, 대기업에서 중소기업으로 옮겨가면서 기업의 내재가치를 결정하는 요소인 '성장성, 안정성, 수익성' 가운데 수익 및 자산 가치가 더욱 부각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향후 성장성보다는 높은 실적 가시성과 불황에도 변하지 않는 자산가치가 돋보일 것"이라며 "성장성의 경우 경기순환업종 성장 지속에 대한 불안으로 새로운 아이템으로 신(新) 시장 수요를 창출하는 아몰레드(AMOLED·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 콘텐츠 등 '신성장주'가 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대형주의 중소형주 대비 주가순자산비율(PBR) 프리미엄 순환 흐름에 비춰 중소형주에 기회가 다가오고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대형주 프리미엄은 작년 10월 역사적 고점인 131%까지 확대된 후 점차 하락해 지난달 119% 수준으로 낮아졌다. 이후 1998년 이후 평균치(64.3%) 수준으로 수렴할 전망인 만큼 경기민감도가 큰 대형주보다는 중소형주에 기회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 부사장은 1998년 자신의 이름을 걸고 국내 최초의 가치투자 펀드인 '밸류 이채원 펀드'를 출시했다. 2000년 이후 이 부사장과 한국밸류운용의 운용팀이 한국투자증권 고유자산과 한국밸류10년투자증권펀드를 운용한 결과 10년 동안 총 783%의 수익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는 코스피 지수 상승률의 무려 6.3배에 달하는 수치로, 철저한 가치투자로 이뤄낸 성과다.

이 부사장은 오는 1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C홀 대회의장에서 열리는 한국경제신문 온라인미디어 <한경닷컴> 주관 '2011 한경 가치투자 대강연회'에서 '2012년 가치투자 전략'을 주제로 강연에 나선다. 강연은 이날 오전 10시30부터 1시간 동안 진행된다.

이 부사장 강연 뒤에는 '가치투자 전도사' 최준철 VIP투자자문 대표와 '주식농부' 박영옥 스마트인컴 대표의 강연이 이어진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