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환 前이사장의 '뜬금없는 성명'
이정환 한국거래소(KRX) 전 이사장(사진)이 KRX의 공공기관 지정 해제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지난 2년간 이 문제를 공개적으로 제기하지 않았던 그가 갑작스럽게 성명을 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전 이사장은 11일 부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거래소 이사장 사퇴 2주년에 즈음하여'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그는 성명에서 "한국 자본시장의 역사를 20년 이상 거꾸로 돌린 한국거래소 공공기관 지정을 즉각 해제해줄 것"을 촉구했다.

공공기관으로 지정되면 감사원 감사를 받으며,정부로부터 예산과 인력 통제를 받는다.

그는 한국거래소 공공기관 지정은 2009년 1월 윤진식 의원(한나라당)이 경제수석으로 임명되고 박영준 씨가 국무조정실 국무차장으로 재진입하면서 급물살을 탔다고 주장했다.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는 2009년 1월22일 열릴 예정이었으나 1주일 뒤인 1월29일로 돌연 연기됐고,그 사이 윤진식 당시 경제수석과 박영준 당시 국무차장 주도로 한국거래소 공공기관 지정이 최종 결정됐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윤 전 경제수석이 2009년 1월28일 서울에서 이 전 이사장을 만나 KRX 이사장직에서 사퇴할 것을 종용했다고 이 전 이사장은 주장했다. 그는 "이제라도 관치금융으로 묶인 한국거래소를 정상화하고 자본시장을 안정적이고 투명하게 정착시키기 위해 한국거래소를 제 자리로 돌려놓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거래소의 한 임원은 "사전 교감이 전혀 없었다"며 "시중에 총선 출마설이 퍼지고 있는데 그것과 관련이 있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