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시대 마스터플랜] 월지급식 상품, 꼬박꼬박 받아 '든든'…여윳돈 묻어두고 '제2 월급' 챙겨볼까
'100세 시대'를 맞아 은퇴를 앞둔 '예비 은퇴자'들의 관심이 가장 높은 상품 가운데 하나가 월 지급식 금융투자 상품이다.

일정 비율의 수익을 매달 꼬박꼬박 월급처럼 제공하는 월 지급식 상품은 은퇴 후 현금 흐름을 원활하게 가져갈 수 있다는 점에서 반드시 가입해야 할 상품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은행 예금과 확정금리형 상품들의 금리가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은퇴 생활에 필요한 수익을 올리기 어렵다는 점도 이들 상품에 대한 관심도를 높이는 이유로 꼽힌다.

하지만 원금 손실에 대한 우려가 높다는 것은 노후 대비용 상품으로서 치명적인 약점으로 꼽힌다. 최근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월 지급식 펀드의 경우 상당수가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 지급식 상품의 인기 배경

[100세 시대 마스터플랜] 월지급식 상품, 꼬박꼬박 받아 '든든'…여윳돈 묻어두고 '제2 월급' 챙겨볼까
월 지급식 상품은 투자자가 목돈을 투자하면 다음달이나 분기부터 일정한 금액을 매번 현금으로 받을 수 있는 '연금형' 상품이다. 다른 연금상품처럼 세제 혜택이 있는 게 아닌데도 올 들어 부쩍 그 인기와 관심이 급증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1600억원 수준이던 월 지급식 펀드 설정액은 지난 7일 기준으로 7800억여원으로 증가했다.

월 지급식 상품이 올해 들어 새삼 주목받고 있는 것은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첫 번째 요인으로 꼽히는 게 한국사회의 빠른 고령화다.

어느 나라보다 빠른 속도로 고령화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현실을 감안하며 연금형 상품에 대한 관심 증가는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한국의 베이비 부머란 6 · 25전쟁이 끝난 직후(1955년)부터 10여간 태어난 800만명 정도의 인구를 말한다. 이 같은 대규모 베이비 부머들이 조만간 은퇴를 앞두고 있거나,고령화하면서 연금형 상품인 월 지급식 상품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는 것이다.

올 들어 은행 예금과 같은 확정금리형 상품들의 금리가 낮은 수준에 있어 노후 대비가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점도 인기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지난 7일 기준 은행권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연 3% 후반~4% 초반 수준이다. 지난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4.3%)을 감안하면 일부 예금의 경우 사실상 마이너스 수익률이란 계산이 나온다.

◆어떤 상품들 있나

펀드 랩어카운트 주가연계증권(ELS) 등 웬만한 금융투자 상품은 월 지급식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상품은 펀드다.

월 지급식 펀드는 적립식 펀드의 반대 개념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적립식 펀드가 매월 일정한 금액을 투자하고 만기에 운용 결과에 따라 목돈을 수령하는 펀드라면,월 지급식 펀드는 거꾸로 일시에 목돈을 투자한 후 정기적으로 일정한 금액을 수령하는 것이다.

월 지급식 랩 어카운트도 비슷한 개념이다. 동양종합금융증권이 판매 중인 'MY W 월지급식 매직 랩'을 예로 들면 주식형 펀드와 헤지펀드 일종인 CTA 펀드에 분산 투자하고 시장 상황에 따라 펀드별 투자 비중을 알아서 조절해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추구한다.

가입시 한꺼번에 돈을 넣고 매달 미래 기대수익 가운데 일부(연 8%)를 받을 수 있도록 설계했다. 월 지급액을 제외하고 남은 돈은 만기까지 굴려 최초 투자금인 1억원 이상을 돌려주는 것이 이 랩의 운용 목표다.

월 지급식 ELS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다. 기초자산의 변동을 매달 측정해 정해진 조건을 충족시킬 경우 일정한 수익률을 해당 월에 지급하고,충족시키지 못할 경우에는 수익을 제공하지 않는 상품이 대부분이다.

◆손실 가능성 염두에 둬야

다른 연금상품과 달리 월 지급식 상품은 증시가 조정을 받으면 손실을 볼 가능성이 있는 위험자산이다. 때문에 안정성이 최우선적으로 요구되는 은퇴 대비용 상품으로서 일정 수준의 리스크가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실제로 지난 8월 미국 신용등급 하향 조정의 여파로 글로벌 증시 변동성이 커진 이후 상당수 월 지급식 펀드들이 최근 3개월간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월 지급식 상품을 보완재로 활용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은퇴 대비용 자금 가운데 금융자산 포트폴리오를 정기예금 등 안전자산 60%,주식 등 위험자산 30%,대체투자 등 10%로 분류한 뒤 위험자산 가운데 적정 수준의 비중을 월 지급식 상품에 투자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상수 신한은행 서초PB센터장은 "요즘 나오는 월 지급식 상품이 상당히 안정적인 구조로 설계돼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손실 가능성이 있는 위험자산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며 "투자 비중을 지나치게 높이기보다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적정 수준의 투자 비중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