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시장 공략에도 적극적

스탠다드차터드(SC)가 공격적인 경영으로 아시아 금융의 맹주 자리를 노리고 있다.

SC는 유럽과 미주 지역보다 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지역에서 150년 이상 영업을 해온 특이한 이력의 금융그룹으로, 최근 아시아 지역이 경제적으로 급부상함에 따라 홍콩, 싱가포르, 한국, 중국 등에 대한 투자와 서비스를 급속히 늘리고 있다.

SC는 수입의 90%와 수익의 95%가 아시아와 아프리카, 중동에서 나오고 전 세계에 8만5천명의 직원을 두고 있으며 이 가운데 절반이 여성이다.

2005년에 제일은행을 인수한 뒤 한국 시장 공략에도 매우 적극적이며 한국의 첨단 IT기술도 벤치마킹하고 있다.

펜 응가이 SC홍콩 홍보실장은 지난 8일 홍콩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아시아 지역을 가장 중요한 시장으로 여기고 영업을 해온 덕분에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매년 매출과 수익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바스카 랑가차리 SC 동북아 소매금융 마케팅 총책임자는 "요즘 고객들은 시장 불안으로 자문을 구하는 경우가 많아 상품 판매보다는 내부 공유 리포트를 통해 고객의 궁금증을 풀어주고 있다"면서 "한국과 관련해서는 첨단 기술이 발전한 나라이기 때문에 다양한 IT 기술을 SC에서 받아들여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SC는 최근 중국 위안화가 미국 달러화에 이어 기축통화로 떠오르고 있어 위안화를 통한 수익 극대화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딤섬본드 발행이 바로 그것이다.

딤섬본드란 홍콩에서 발행하는 위안화 표시 채권이다.

티춘홍 SC 동북아 자본시장 총괄책임자는 "위안화의 국제 결제규모가 2009년에 620억달러였으나 현재는 6천억달러를 넘어서고 있다"면서 "딤섬본드 발행규모 또한 지난해 400억달러였으나 올해는 8월 한 달에만 360억달러에 달할 정도로 급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기업이 중국에서 활동하는 경우가 많은데 딤섬본드를 활용하면 저리에 자금을 융통할 수 있어 활용해볼 만 하다"면서 "최근 한국 수출입은행이나 CJ글로벌이 딤섬본드를 발행했으나 이는 진정한 의미의 딤섬본드가 아니라 나중에 달러로 바꿀 수 있는 달러스왑 형태라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전했다.

SC는 아시아 지역에서 고소득층을 대상으로 하는 프라이빗뱅킹(PB) 확대에도 관심이 많다.

지난 9일 싱가포르에서 만난 라제쉬 말카니 SC 동아시아 PB 총괄책임자는 "아시아에서 PB시장이 연간 13% 정도 성장하고 있으며 가장 활성화된 시장이 한국"이라면서 "최근 글로벌 금융위기로 PB 관리자들이 주식 비중을 줄이고 금, 은 등 고정자산에 많이 투자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 부자 수가 급증하고 있어 아주 공격적인 PB 계획을 세우고 있다"면서 "SC는 소매, 기업금융, 투자금융 등 모든 면에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 PB 분야에서 한국 내 리더가 될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데니스 구 SC싱가포르 소매금융 총책임자는 "싱가포르는 신용카드 발급 자격을 제한해 90만명만 보유하고 있고 부동산 시장에 대한 규제도 강화해 이번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충격은 별로 없었다"면서 "SC는 주택담보대출 승인을 하루 안에 처리하는 서비스 등으로 다른 은행을 앞서는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홍콩.싱가포르연합뉴스) 심재훈 기자 president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