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나라는 인플레이션으로 고민인데 일본은….'

일본의 식품 및 생활용품 가격이 내림세를 지속하고 있다. 향후 경기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갈수록 저가 상품만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9일 "전국 할인매장과 슈퍼마켓 등을 대상으로 70개 주요 식품 및 생필품의 9월 평균 가격을 조사한 결과 전체의 70% 정도인 46개 품목의 가격이 4월에 비해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계란과 식용유 가격이 각각 10%와 5.7% 떨어지는 등 40개 식품 가운데 26개 품목이 내림세를 보였다.

지진 이후 품귀현상을 빚으면서 반짝 상승했던 제품들도 제자리로 돌아왔다. 대표적 생수 브랜드인 '산토리 천연수(2ℓ기준)'는 2월 97엔에서 4월에는 107엔으로 올랐다가 9월 다시 97엔으로 하락했다. 일반 생활용품도 마찬가지.리필용 샴푸 가격은 4월에 비해 1.3%,어린이용 종이 기저귀는 2.8% 하락했다.

원료값이 크게 뛴 품목의 가격상승률도 예상보다 작았다. 가정용 커피의 경우 주요 업체들이 올초만 해도 최대 20%까지 가격을 올릴 계획이었지만 실제로는 3.3% 인상하는 데 그쳤다. 저가 분말커피 가격은 오히려 1.7% 떨어지기도 했다.

니혼게이자이는 "글로벌 재정위기가 장기화하면서 소비자들이 더욱 지갑을 닫고 있다"며 "부품 공급망이 회복된 업체들이 그동안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저가 출혈경쟁에 나선 것도 생필품 가격을 떨어뜨린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도쿄=안재석 특파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