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U 주관 대회서 한국 남자선수 첫 메달

한국 남자 피겨스케이팅의 유망주 이준형(15·도장중)이 주니어 그랑프리 시리즈에서 남자 싱글 사상 첫 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준형은 8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2011~2012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주니어 그랑프리 6차 대회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57.52점과 예술점수(PCS) 60.98점을 더해 118.50점을 받았다.

이준형은 전날 쇼트프로그램 점수(57.98점)를 합쳐 종합 176.48점으로 아르투르 드미트리에프(러시아·174.19점)를 제치고 3위에 올랐다.

옌한(중국)이 219.37점으로 금메달을 차지했고 제이슨 브라운(미국·194.28)은 준우승했다.

ISU 주관 대회에서 한국 남자 선수가 메달을 따낸 것은 이준형이 사상 처음이다.

이준형 이전까지는 이동원(14·과천중)이 지난 시즌 주니어 그랑프리에서 4위에 오른 것이 역대 최고 성적이었다.

한국 남자 피겨는 그동안 사실상 이동원이 홀로 '외로운 간판' 역할을 하고 있었으나 올 시즌 동갑내기 이준형이 급성장하면서 한층 활기를 띠게 됐다.

이준형은 올 시즌 주니어 그랑프리 대표 선발전에서 152.37점으로 준우승해 처음으로 출전권을 따냈다.

이준형은 지난달 라트비아에서 열린 1차 대회에서 171.75점이라는 높은 기록을 작성해 한국 피겨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당시 아쉽게 메달을 놓쳤던 이준형은 두 번째 대회에서 다시 점수를 5점 가까이 끌어올리며 단숨에 한국 남자 피겨의 '숙원'을 풀었다.

이준형은 첫 과제인 트리플 플립-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와 트리플 루프에서 수행점수(GOE) 0.5점을 챙기며 기분 좋게 연기를 시작했다.

이후 트리플 러츠에서 잘못된 에지 사용 판정을 받는 등 여러 차례 감점을 당했으나 그때마다 다음 과제에서 가산점을 챙기며 안정적으로 경기를 운영해 고득점에 성공했다.

(서울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sncwo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