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파산설이 나돌고 있는 프랑스와 벨기에 합작은행 덱시아의 증시 거래가 6일(현지시간) 중단됐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덱시아 주식이 상장된 증권시장인 NYSE 유로넥스트 당국은 벨기에 증권감독원의 요청에 따라 이날 오후 3시55분(한국시간 오후 10시55분)부터 거래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덱시아 주가는 거래가 중단되기 전까지 17.24%나 폭락했다.

증감원은 거래 중단 요청 이유에 대해 “룩셈부르크 금융사업 부문의 분리 매각과 관련한 구체적인 방안이 진행 중이며 짧은 시일 내 이뤄질 예정이었던 여러 회의 일정에 변화가 있음을 고려한 것”이라며 짧은 성명만 내놓았다.

이에 앞서 이날 룩셈부르크 재무부는 “덱시아의 룩셈부르크 내 자회사들을 매각하기 위한 협상이 국제 투자자들과 덱시아 간에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룩셈부르크 재무부는 “국제 투자자들이 이 회사의 대주주가 되고 룩셈부르크 정부는 소액주주로 남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덱시아의 대주주인 프랑스와 벨기에 정부는 구제금융을 투입해 은행을 살리되 부실 자산은 모아 정부가 보증하는 배드뱅크를 만들고 알짜배기 자산은 매각해 회생자금에 보태기로 했다.

프랑스와 벨기에, 룩셈부르크 지방정부의 자금 조달 역할을 하는 사업 부문을 각기 분리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덱시아는 지난 2008년 리먼브라더스 파산 당시 도산 위기에 처했으나 프랑스 등 3개국 정부가 64억유로의 구제금융을 투입해 살렸다. 이 충격에서 미처 회복하지 못한 상황에서 그리스 국채위기로 자금조달이 어려워졌다. 올해 초부터 주가가 줄곧 하락했으며 특히 지난주부터 도산설이 나돌면서 연초 대비 60% 가까이 주가가 추락했다.

프랑스와 벨기에 양국 당국이 진화에 나서고 유럽연합(EU) 재무장관회의도 그리스 채무위기 이후 유럽 은행에 대한 첫 구제금융을 허용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주가가 한때 반등했으나 결국 불안감을 느낀 투자자들이 투매에 나서고 있다.

현재 덱시아의 주식 중 프랑스 국부펀드가 17.6%, 프랑스와 벨기에 정부가 각각 5.7%, 벨기에 지자체들이 5.7%, 룩셈부르크 정부가 소액의 지분을 갖고 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