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쓰오일은 정유 사업 확장과 더불어 석유화학 사업과의 통합,신재생에너지 사업 모색이라는 3가지 장기 전략 방향을 설정하고 신사업을 추진 중이다. 매년 석유화학제품 생산량의 60%가량을 수출하고 있는 에쓰오일은 '제2 아로마틱 콤플렉스(Aromatic Complex)' 를 가동하고 폴리실리콘 생산을 통해 태양광에너지 사업에 진출하면서 성장동력을 확보해가고 있다.

◆온산공장 확장 프로젝트 완료

에쓰오일은 파라자일렌(PX) 등 석유화학제품을 생산하는 대규모 석유화학 공장을 완공해 지난 4월 본격 가동하기 시작했다. 미래 성장동력 확충을 위해 에쓰오일은 1조3000억원을 투자해 석유화학제품 생산량을 2배 이상 증대하는 '제2 아로마틱 콤플렉스' 건설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이로써 단일공장 세계 최대 규모인 연간 170만t의 파라자일렌 생산 능력을 확보해 석유화학제품 공급자 입지를 다졌다. 이 시설 가동으로 연간 매출이 3조5000억원 정도 늘어나고 32억달러의 수출 증대 효과도 기대된다.

아흐메드 에이 수베이 에쓰오일 대표는 "제2아로마틱 콤플렉스는 에쓰오일의 사업 분야를 다양하고 탄탄하게 구축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서 미래를 이끌어 나가는 원동력"이라며 "세계적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정유,윤활기유 부문에 이어 석유화학 분야에서도 새로운 강자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2 아로마틱 콤플렉스는 원유 정제 과정에서 나오는 나프타를 개질해 화학섬유와 석유화학제품의 기초원료인 파라자일렌과 벤젠을 각각 연간 90만t,30만t 생산한다. 에쓰오일은 신규 시설 가동으로 석유화학 부문의 생산능력이 2배 이상 늘어난 연산 170만t 규모의 PX 생산시설과 연산 60만t 규모의 벤젠 생산시설을 갖췄다. 원료로 사용하는 나프타를 추가로 확보하기 위해 경질 원유인 콘덴세이트 증류공정(CFU)을 도입해 원유 정제능력도 하루 58만배럴에서 66만9000배럴로 증대했다.

◆태양광에너지사업 진출

에쓰오일은 6월 태양전지 주원료인 폴리실리콘을 생산하는 한국실리콘 지분 참여를 통해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진출했다. 한국실리콘은 지난해 국내에서 두 번째로 고순도 폴리실리콘의 상업 생산을 시작했다. 이 업체는 연간 3500t의 생산 능력을 갖춘 폴리실리콘 업체다.

에쓰오일은 한국실리콘이 공장 건설 완료 후 초단기간에 세계 최고 수준의 고순도 폴리실리콘(9-Nine) 대량 생산에 성공하는 등 검증된 기술력과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어 투자를 결정했다. 현재 진행 중인 증설 투자를 완료하는 내년엔 연간 1만2000t의 생산시설을 갖출 예정이다.

수베이 대표는 "온산공장 확장 프로젝트가 기존 사업 분야의 안정성과 수익성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면 신재생에너지 분야는 에쓰오일의 미래 성장동력"이라며 "지속 가능 성장을 위한 확고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재생에너지 분야는 최근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사업 분야다. 현재 세계 시장 규모는 2500억달러 수준이지만 2020년에는 1조달러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한국은 태양광사업 중에서도 태양전지의 원재료로 쓰이는 폴리실리콘 분야에서 높은 기술 경쟁력을 갖췄을 뿐 아니라 중국 일본 등 대규모 수요처를 가까이 두고 있어 판매처 확보에도 유리하다. 폴리실리콘 사업은 영업이익률도 높은 편이어서 미래 잠재가치는 물론 수익성 관점에서도 매우 매력적인 투자처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태양광을 이용한 전력생산이 Grid-parity(신재생에너지의 생산단가가 화석연료의 생산단가와 동일해지는 시점)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태양전지의 지속적인 효율성 향상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원재료인 고순도 폴리실리콘 확보가 가장 중요한 성공요인으로 꼽힌다.

그러나 현재 전 세계 폴리실리콘 회사 중 한국실리콘을 포함해 미국 독일 일본 한국 등 일부 국가의 극소수 업체만이 고순도 폴리실리콘을 상업 생산하고 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폴리실리콘 제조 공정이 정유 공정과 유사한 점이 많은 것도 투자 의사결정의 고려사항이었다"며 "가장 최근에 고순도 폴리실리콘 상업 생산에 성공한 한국실리콘이 신공장 증설을 통해 규모의 경제까지 갖추면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