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은 지난달부터 '내일을 키우는 에너지'를 슬로건으로 하는 새로운 브랜드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그룹 이미지 광고인 '웃는 태양'편을 TV를 통해 선보인 것은 물론 11월 말까지 디지털 미디어,온라인,지하철,버스 등에도 광고를 게재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캠페인의 모티브가 된 태양은 한화가 신성장동력으로 추진하고 있는 태양광 사업을 표현하고 있다"며 "지속 가능하고 미래 지향적인 기업으로 나아가겠다는 의지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한화가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분야는 태양광이다. 이 회사는 폴리실리콘-잉곳-웨이퍼-태양전지(셀)-모듈-태양광발전에 이르기까지 태양광 사업의 전 분야에 걸쳐 수직계열화를 갖추는 등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태양광 수직계열화 성공

한화케미칼은 지난 4월 여수 국가산업단지에 연산 1만t 규모의 폴리실리콘 공장을 건설하고 폴리실리콘 사업에 진출하기로 결정했다. 회사 관계자는 "2013년 하반기에 본격 생산에 들어가면 2014년부터 연간 5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케미칼이 폴리실리콘 사업에 뛰어들면서 한화는 폴리실리콘(한화케미칼)부터 잉곳-웨이퍼-태양전지(셀)-모듈(한화솔라원)에 이르기까지 태양광 제조분야의 수직계열화를 갖추게 됐다.

2014년 이후 그룹 내부적으로 필요한 폴리실리콘 수요 대부분을 자체 조달할 수 있게 되면서 경기 변동에 대응할 수 있는 안정성과 원가경쟁력을 확보하게 됐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한화의 태양광사업은 작년 1월 한화케미칼 울산공장에서 30㎿ 규모의 태양전지 생산 및 판매를 기점으로 시작됐다. 이어 같은 해 8월 한화케미칼이 모듈 기준 세계 4위 수준의 태양광 회사 솔라펀파워홀딩스(현 한화솔라원)를 4300억원에 인수하면서 한화의 태양광 사업 속도는 한층 빨라졌다.

한화솔라원은 현재 400㎿ 규모의 잉곳과 웨이퍼를 각각 생산하고 있다. 500㎿급 태양전지와 900㎿급 모듈 생산 규모를 올해 말까지 각각 1.3GW와 1.5GW로 늘릴 계획이다.

◆태양광 업체 인수 경쟁력 강화

한화는 솔라펀파워홀딩스를 인수하며 규모 확장에 성공한 이후 '1366테크놀로지''크리스털솔라' 등 태양광 기술 개발 벤처업체들의 지분을 인수하면서 태양광 기술경쟁력 확대에 힘쓰고 있다.

한화케미칼이 지난해 10월 지분 인수한 1366테크놀로지는 잉곳 과정을 거치지 않고 용융 상태의 폴리실리콘에서 직접 웨이퍼를 생산하는 '다이렉트 웨이퍼 기술'을 개발 중이다. 지난달 지분 인수한 크리스털솔라는 모듈 제조 과정 중 실란가스에서 폴리실리콘과 잉곳의 과정을 거치지 않고 바로 웨이퍼를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늦어도 3년 이내에 상용화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이 기술 개발이 완료되면 모듈 제조 중간 단계인 웨이퍼 제조 과정에서 원가 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으며 얇은 웨이퍼도 생산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는 올 3월 미국 실리콘밸리에 태양광 분야 연구 · 개발을 전담할 '한화솔라아메리카'를 설립,한국-중국-미국을 아우르는 글로벌 태양광 R&D(연구 · 개발) 네트워크도 형성했다.

◆태양광 발전까지 사업 확대

한화는 태양광 제조분야의 수직 계열화를 이룬 데 그치지 않고 태양광 발전사업에 진출,태양광 사업 전 분야의 수직계열화를 꾀하고 있다.

4월 설립된 한화솔라에너지는 그룹 내 태양광 발전사업을 전담하고 있다. 북미와 유럽 등지에 현지 파트너와 공동으로 사업을 전개해 2015년까지 파이프라인을 1GW 이상 확보하고 연간 100㎿ 이상의 발전사업을 실현할 계획이다. 또 태양광 발전사업 분야에서 유망한 업체와의 M&A(인수 · 합병) 및 지분 투자도 검토 중이다.

한화그룹 미주법인인 한화인터내셔널은 태양광 발전사업의 일환으로 일반 주택의 지붕에 설치하는 태양광 발전 설비를 대여해주는 '원루프에너지'의 지분 일부를 인수했다.

회사 관계자는 "미국 주택용 태양광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해 태양광 시장 점유율 확대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태양광 전 영역에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ins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