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를 0%로 내리고,유로화를 찍어 문제가 되는 국채를 모두 사들이십시오."

5일 파이낸셜타임스에 한 룩셈부르크에 있는 프랑스계 펀드가 전면광고를 실었다. 광고는 장 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에게 보내는 편지형식이었다. 카르미냑 게스티옹이란 펀드는 이 편지를 통해 유럽 문제에 대한 두 가지 해법을 제시했다.

첫 번째는 금리를 즉시 0%로 내리라는 것.이 펀드는 "금리 인하는 현재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가들에 좋은 부양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금리를 인하하면 유로화 가치가 하락,5년간 감소하고 있는 수출 회복에도 도움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ECB 금리는 1.5%다. ECB는 6일 금리 결정을 하는 회의를 할 예정이다.

카르미냑 게스티옹은 이와 함께 문제가 되는 국가의 국채를 ECB가 모두 사들이겠다고 당장 선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채를 사는 데 필요한 돈은 ECB가 발권력을 동원,유로화를 찍어내면 된다는 것이다. 무제한 국채매입은 문제가 된 국가가 국제금융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럽 은행들의 자본확충 부담도 줄여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펀드는 "이런 두 가지 대책이 ECB 입장에서는 저주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돈을 찍어내고 금리를 내리면 유로화 가치가 하락해 인플레이션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는 물가안정을 최우선 목표로 하는 중앙은행 입장에서 보면 본연의 임무를 포기하는 행위가 될 수 있다는 것.그러나 "이 정책을 실행하면 유로화가 약세를 보이겠지만 이는 유로화가 없어지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고 강조했다.

인플레이션 우려보다는 유로존의 통화시스템이 통째로 위험에 빠지는 것이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