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은 신성장동력의 열쇠를 '내수 기업'에서 '글로벌 기업'으로 변신하는 데서 찾고 있다. 그 방향을 제시한 것이 2009년 3월 신동빈 롯데 회장이 직접 제시한 '롯데그룹 비전 2018'이다.

비전의 핵심은 롯데가 2018년 매출 200조원을 달성하고 이 중 해외에서 30%를 올려 '아시아 톱10 글로벌 그룹'에 진입하는 것이다. 신 회장은 당시 비전 선포식에서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명확한 목표가 있어야 한다"며 "비전 달성은 전 계열사가 함께 성장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롯데는 비전에 맞춰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인수 · 합병(M&A)과 신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과 베트남,러시아,인도네시아 등을 거점으로 한 글로벌 사업의 확대는 롯데 체질 개선의 핵심 과제다.

롯데는 지난해 61조원의 그룹 매출을 올리며 전년 대비 30% 가까이 성장해 비전 달성이 실현가능한 목표라는 것을 보여줬다. 잇따른 대형 M&A 성사와 해외 매출 증가가 성장의 원동력이 됐다. 특히 해외사업은 7조원의 매출을 달성,전년 대비 200% 이상 증가했다. 올해도 지속적인 M&A와 해외 사업 확대를 바탕으로 그룹 전체 매출이 70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통부문 글로벌 사업은 백화점과 마트,홈쇼핑이 앞장서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2018년 '글로벌 톱5 백화점'이라는 세부 비전을 마련했다. 지난 6월 중국 톈진에 해외 3호점인 톈진점을 연 데 이어 내년에 톈진 2호점,2013년 선양점을 개점하는 등 2018년까지 중국에 총 20개 매장을 열 계획이다.

러시아에서도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 등에 추가 출점을 검토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지난 8월 말 중국 창춘시에 국내 유통업체 최초로 '글로벌 200호점'을 열었다. 내년에는 인도 뭄바이에 배달 없이 현금으로 묶음 판매하는 도매업형 매장을 여는 것을 비롯,인도 공략을 본격화한다. 롯데홈쇼핑은 지난해 7월 중국 홈쇼핑업체 '럭키파이'를 인수한 데 이어 현재 베트남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롯데의 또 다른 성장 축인 석유화학부문도 2018년 매출 40조원을 달성해 '아시아 최고의 화학기업'이 된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호남석유화학은 지난해 7월 말레이시아의 타이탄을 인수한 데 이어 최근 미국 앨라배마 어번시 남부테크노파크에 생산법인 'HPM앨라배마'를 설립했다. 오는 12월 본격 가동에 들어가는 이 공장은 2013년에 연 1만5000t 규모의 엔지니어링플라스틱(EP)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그룹 모태인 식품 · 관광부문도 국내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른 상황에서 해외 시장 개척을 성장 대안으로 삼고 있다. 롯데제과는 M&A를 통한 해외 진출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2007년 베트남 제과업체 '비비카',2008년 벨기에 명품 초콜릿 브랜드 '길리안'에 이어 지난해 파키스탄 대표 제과업체 '콜슨'을 인수했다.

롯데칠성음료는 현재 중국 현지법인에서 생산라인을 운영하며 과즙 · 제품류을 비롯,탄산음료 기능성 음료 생수와 다양한 유제품을 생산,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필리핀펩시(PCPPI)를 인수해 동남아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롯데리아는 1998년 베트남 호찌민에 1호점을 연 이후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바탕으로 베트남인들의 입맛을 집중 공략해 왔다. 호찌민 하노이 다낭 등에 80여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베트남 시장 성공을 기반으로 중국시장에도 진출,현재 30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고유 브랜드인 엔제리너스커피도 해외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 베트남 중국 등에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롯데호텔은 첫 해외 체인인 '롯데호텔 모스크바'를 지난해 9월 성공적으로 열었다. 롯데백화점 모스크바점이 있는 뉴아르바트(New Arbat) 거리 롯데타운 부지에 들어선 '롯데호텔 모스크바'는 6성급 럭셔리 호텔로 304개의 객실과 3개의 레스토랑,6개의 중소 연회장,최고급 만다라 스파(Mandara Spa) 등으로 구성돼 있다. 롯데호텔은 모스크바에 이어 2013년 베트남 하노이,2014년 중국 선양 등에 호텔을 차례로 열어 2018년까지 국내외에서 20여개의 호텔 체인을 운영할 계획이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