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국내 증시는 26일 낙폭 과대에 따른 기술적 반등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거래일 코스피지수는 유럽 재정위기와 더블딥(이중 경기침체) 우려가 고조되면서 5.73% 폭락했다. 이날 지수는 1730선에서 장을 출발한 뒤 시간이 갈수록 낙폭을 키워 장 막판 1700선 마저 내줬다. 코스피지수가 1700선을 밑돈 것은 지난해 7월 8일(1698.64) 이후 1년2개월 만에 처음이다.

급락세를 보였던 미국 증시는 23일(현지시간) 경기 부양책에 대한 기대로 반등했다.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가 여전했지만 유럽중앙은행(ECB)이 다음달 초 예정된 통화정책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인하와 같은 추가 부양책을 내놓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데 따른 것이다.

주요 20개국(G20)이 공동성명을 통해 불안한 금융시장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조하겠다고 밝힌 것도 불안한 투자심리를 달랬다.

증시 전문가들은 주식 시장뿐 아니라 채권, 외환시장까지 큰 폭의 변동성을 보이는 만큼 보수적인 접근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다만 기술적 반등이 가능한 영역인 만큼 탄력적인 매매전략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오태동 토러스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코스피지수는 흐름 상으로 박스권 하단을 이탈했기 때문에 기술적 반등 후 재차 하락하는 그림이 더 자연스러울 수 있다” 며 “그러나 투자심리가 이미 예상되는 비관적 시나리오를 상당부분 반영하고 있어 지수가 1700선을 하향 이탈한 후 하락 추세가 지속되는 쪽으로 대응하는 전략을 권하고 싶지 않다”고 전했다.

오 팀장은 “과거 공포국면에서 위기의 진원지가 아니었던 주식시장은 초기에는 위기국가 주식시장과 같이 움직였다” 며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내성을 키우고 주가 복원이 매우 빨랐던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지형 한양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공조가 실패로 끝나고 그리스가 갑자기 디폴트(채무불이행)을 선언하는 등 극단적인 시나리오가 아니라면 코스피는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수준인 1650선 부근이 단기 저점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코스피가 추가로 밀려난다고 해도 지난달부터 이달 초까지 진행된 급격한 가격조정의 새로운 제2라운드 시작을 의미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번 주 중요 이벤트로는 독일의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증액안 합의 여부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오 팀장은 “유럽 재정위기 해법과 관련해 오는 29일 독일 EFSF 증액에 대한 의회 표결이 예정돼 있다” 며 “독일 의회가 증액에 찬성한다면 유럽 재정위기는 연말까지는 문제를 해결할 시간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으며 하루하루 긴박하게 전개되고 있는 유럽 재정위기는 안도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주호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효과적인 정책대안이 제시되거나 유럽사태의 위기감 완화 신호가 감지될 경우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 측면에서의 메리트가 강하게 부각될 수 있다” 며 “이를 감안한 탄력적인 매매 자세는 필수”라고 했다.

이 연구원은 “주가 수준은 이미 최악의 시나리오를 반영해 가고 있기 때문에 추격 매도보다는 저점매수 기회를 타진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며 “이 경우 자동차와 반도체, 중국관련 내수주 중심의 대응이 상대적으로 유리할 것”이라고 추천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