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장 막판 집중된 매수세에 1190원대로 폭등, 연중최고점을 경신했다.

2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9.8원(2.56%) 급등한 1195.8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는 지난해 8월 31일(종가 1198.1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날 환율은 유로존(유로화 사용국) 불확실성에 따라 증시와 유로화가 하락한 데 영향을 받으며 장 내내 상승 흐름을 기록했다.

지난 주말보다 9원 오른 1175원에 장을 시작한 환율은 장 초반 1169원까지 거래선을 낮췄다가 이내 추가 상승하며 1183원선까지 상승했다. 이날 개장가는 당초 전 거래일보다 14원 상승한 1180원에서 1173원으로 수정됐다고 1175원으로 최종 정정됐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유로존 부실국가에 대한 디폴트 가능성을 언급했다는 소식이 퍼지면서 위험통화에 대한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만들었다. 또 중국 정부가 이탈리아 채권 매입에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했다는 소문 역시 악재로 작용했다.

메르켈 총리는 25일(현지시간) 자국 공영방송 ADRTV에 출연, "유로안정화기구(ESM)가 가동되고 나면 언젠가 국가도 은행처럼 파산하는 상황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역내외 달러 매수세가 지속된 가운데 수급 상으로도 투신사들의 환헤지 관련 매수도 나오면서 환율 상승을 부추겼다. 환율은 1190원 부근에서는 외환 당국의 개입에 대한 경계감에 추가 상승이 제한된 모습이었다. 그러나 당국이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장 막판 1190원대 중반로 추가 상승을 시도하면서 장을 끝냈다.

변지영 우리선물 외환연구원은 "장중에는 유럽 쪽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1180원대에서 상승 흐름을 유지한 채 외환 당국의 개입 강도를 살피는 분위기였다"며 "달러 매수 심리가 여전히 강하게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1200원 상향 진입 테스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4.74포인트(2.64%) 하락한 1652.71을 기록했으며, 외국인 투자자는 2600억원가량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오후 3시 9분 현재 유로·달러 환율은 하락세를 이어가며 1.3371달러에, 엔·달러 환율은 76.31엔에 거래되고 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