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케이(日經)등 일본 언론이 한국의 에너지 사정에 연일 깊은 관심이다. 값싼 전기요금에 주목하더니 이번에는 전력대란도 대서특필이다. 이들은 특히 저가 산업용 전력요금이 한국 기업 경쟁력의 핵심이라고 자주 지적한다. 물론 한국 정부의 정책적인 배려도 있었지만 원자력 발전이 한몫하고 있다는 점을 누누이 강조한다. 그동안 한국 전력문제에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일본이다. 후쿠시마 사고 이후 에너지 문제가 산업뿐만 아니라 사회 안정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것을 절감한 일본이다. 노다 총리가 최근 원자력을 포기할 수 없다고 발언한 것도 일본인의 심정을 대변해주고 있다.

물론 일본만은 아니다. 원전 건설을 잠시 중단한 중국도 내년부터 원전을 다시 짓겠다고 어제 발표했다. 프랑스도 신규 원전기술에 10억 유로를 투자한다고 한다. 원자력을 중단하면 당장 국가 경쟁력이 떨어지는 마당이다. 태양광이나 풍력 등 재생가능 에너지도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아직 원자력을 대체할 수 있는 수준은 결코 아니다. 태양광은 원자력 판매단가의 10.5배,수력은 3배에 달한다. 재가동 여부로 논란이 일었던 고리 1호기와 월성 1호기에서 발전되는 전력을 유류로 대체할 경우 비용만 1조4700억원에 이른다. 안전문제가 말끔히 해결된 건 아니다. 하지만 원자력으로 인한 사망 또는 피해 건수가 석탄 석유 가스 연소로 인한 피해 건수보다 적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원자력이 없었더라면 에너지를 확보하기위해 각국이 벌이는 전쟁은 더욱 끔찍했을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엊그제 유엔 연설에서 "원자력 활용은 불가피하며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원자력을 포기할 이유가 되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원자력의 중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해온 대통령이다. 전기대란을 막기 위해선 역시 원전 설비를 계속 확충하는 것 외엔 다른 방법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