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코스피 지수가 50포인트 가까운 변동폭을 보이며 반등에 성공했다.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가 다시 불거진 가운데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이탈리아의 장단기 국가 신용등급을 각각 한 단계씩 하향 조정하면서 장중 1800선이 붕괴되기도 했다. 그러나 20~21일(현지시간) 예정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대한 기대감이 살아나면서 반등에 성공했다.

전문가들은 FOMC에 대한 기대감이 지속될 것이라며 코스피 지수의 박스권 움직임을 염두에 둔 단기매매 전략을 추천했다.

김성봉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지난주부터 이탈리아의 신용등급 하향 조정이 장중에 몇 번 영향을 미치면서 이제는 투자자들이 좀 물린 것 같다"며 "FOMC 기대감은 내일 정도까지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팀장은 "그리스 지원을 하지 않겠다는 등 압박도 있지만 그 이면에는 그리스 디폴트만은 피해야 한다는 절박감도 있는 것 같다"며 "프랑스, 독일 등의 금융기관에 의심이 많은 상황에서 그리스 디폴트가 현실화되면 금융위기가 도화선처럼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증시전문가들은 주식시장이 당분간 변동성이 큰 상태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불확실한 대외 변수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주식시장에서 적극적인 세력이 없어서다.

거래량이 줄어든 상태에서 베이시스에 따라 프로그램 매매가 움직이면서 지수에 미치는 영향이 커졌다는 점도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전날 지수 하락을 부추겼던 프로그램은 이날 4300억원 이상 순매수로 전환하며 반등을 이끌었다.

전문가들은 박스권을 이용한 단기매매를 투자전략으로 제시했다.

김 팀장은 "(그리스 사태 등의) 진전이 조금씩 나타나 박스권 상단이 1950정도까지 조금 더 오르지 않을까 한다"면서도 단기적으로 낙폭이 큰 종목을 중심으로 박스권을 이용한 단기매매를 추천했다. 업황 바닥이 최악은 벗어나지 않았냐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IT, 실적이 뒷받침되는 자동차 등을 관심 종목으로 꼽았다.

하지만 리스크 관리에 주력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단기적으로 1700~1900정도 박스권이 이어진 후에 아래로 갈 확률이 더 높다고 본다"며 "각국의 재정상황이 악화됐고 내년에 선거도 많아 너무 많은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등 정책 리스크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단기적으로는 트레이딩을 해도 되겠지만 결정적인 순간이 왔을때 주식이 아닌 현금을 들고 있어야 하는 만큼 현금비중을 일정 부분 늘리면서 기회를 노리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