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인텔의 부활 원동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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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나노미터(nm) 이하의 미세공정은 기존의 실리콘 웨이퍼로는 불가능해 새로운 원소를 찾아야 합니다. 요즘은 연구소에 나가면 원소 주기율표만 보면서 무엇을 반도체 생산에 사용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있어요. "
최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기자와 만난 인텔의 저스틴 래트너 최고 기술책임자는 10나노 이하의 공정이 가능하냐는 질문에 "인텔은 이미 8나노 공정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폴 오텔리니 인텔 CEO가 '인텔개발자회의 2011'기조연설에서 14나노미터 중앙처리장치(CPU)를 2013년 내놓을 것이라고 발표한 다음날이었다. 14나노 공정도 꿈 같은 기술로 여겨졌는데 8나노라니….
몇 년 전만 해도 인텔의 반도체 패권은 흔들리는 듯했다. 2006년에는 AMD의 거센 추격에 발목이 잡혀 순익이 40% 추락하고 2만여명을 감원하는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스마트 기기들의 잇따른 등장으로 PC 수요가 급감한 터에,새로운 모바일 시장에 대한 대응이 늦어진 탓이었다.
하지만 올 들어 상황은 급반전하고 있다. 독보적인 반도체 제조기술이 빛을 발하기 시작한 데다 한때 서먹서먹한 관계에 있던 구글과의 협력을 이끌어내면서 모바일 시장에서도 녹록지 않은 '정치력'을 보여주고 있다. 구글과의 제휴로 무어스 타운의 후속 제품인 메드필드 등을 탑재한 태블릿 PC,스마트폰 등이 대거 소비자들을 찾아갈 전망이다.
이 같은 역전이 가능했던 것은 기초기술을 중시하는 인텔의 기업문화 덕이라는 분석이다. 인텔은 단기 실적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기초 · 핵심 기술 연구를 게을리하지 않았다. 3D트라이게이트 기술이나 최근 울트라북에 적용한다고 발표한 '패널 셀프 리프레시(PSR)' 기술 등은 모두 인텔 연구소에서 중 · 장기 과제로 오래 전부터 연구해오던 것들이었다.
당장의 경영성과보다는 먼 미래를 보고 연구 · 개발(R&D) 투자를 지속해왔던 것이 명실상부한 반도체 1위 기업으로서의 힘을 보여준 원동력이 된 것이다. 인텔을 보면서 원천기술,기초연구,핵심역량…이런 단어들이 모두 같은 의미로 다가왔다. 기본에 충실하지 않고서는 기업의 영속을 장담할 수 없다는 성공한 많은 기업인들의 얘기도 새삼 떠올랐다.
강영연 IT모바일부 기자 yykang@hankyung.com
최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기자와 만난 인텔의 저스틴 래트너 최고 기술책임자는 10나노 이하의 공정이 가능하냐는 질문에 "인텔은 이미 8나노 공정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폴 오텔리니 인텔 CEO가 '인텔개발자회의 2011'기조연설에서 14나노미터 중앙처리장치(CPU)를 2013년 내놓을 것이라고 발표한 다음날이었다. 14나노 공정도 꿈 같은 기술로 여겨졌는데 8나노라니….
몇 년 전만 해도 인텔의 반도체 패권은 흔들리는 듯했다. 2006년에는 AMD의 거센 추격에 발목이 잡혀 순익이 40% 추락하고 2만여명을 감원하는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스마트 기기들의 잇따른 등장으로 PC 수요가 급감한 터에,새로운 모바일 시장에 대한 대응이 늦어진 탓이었다.
하지만 올 들어 상황은 급반전하고 있다. 독보적인 반도체 제조기술이 빛을 발하기 시작한 데다 한때 서먹서먹한 관계에 있던 구글과의 협력을 이끌어내면서 모바일 시장에서도 녹록지 않은 '정치력'을 보여주고 있다. 구글과의 제휴로 무어스 타운의 후속 제품인 메드필드 등을 탑재한 태블릿 PC,스마트폰 등이 대거 소비자들을 찾아갈 전망이다.
이 같은 역전이 가능했던 것은 기초기술을 중시하는 인텔의 기업문화 덕이라는 분석이다. 인텔은 단기 실적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기초 · 핵심 기술 연구를 게을리하지 않았다. 3D트라이게이트 기술이나 최근 울트라북에 적용한다고 발표한 '패널 셀프 리프레시(PSR)' 기술 등은 모두 인텔 연구소에서 중 · 장기 과제로 오래 전부터 연구해오던 것들이었다.
당장의 경영성과보다는 먼 미래를 보고 연구 · 개발(R&D) 투자를 지속해왔던 것이 명실상부한 반도체 1위 기업으로서의 힘을 보여준 원동력이 된 것이다. 인텔을 보면서 원천기술,기초연구,핵심역량…이런 단어들이 모두 같은 의미로 다가왔다. 기본에 충실하지 않고서는 기업의 영속을 장담할 수 없다는 성공한 많은 기업인들의 얘기도 새삼 떠올랐다.
강영연 IT모바일부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