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속보]경찰이 구속영장이 발부된 피의자를 석방하고 불구속 처리키로 한 또 다른 피의자를 유치장에 잡아둔 게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빚고 있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지난 8일 종로1가 종각역 근처에서 술에 취해 쓰러진 40대 남성의 50만원 상당 휴대폰을 훔친 혐의(절도)로 김모씨(33)와 같은 성씨인 A씨(31)를 체포했다고 15일 밝혔다.

경찰은 “절도를 포함해 전과 8범인 김씨는 구속하고 범죄에 적극적으로 가담하지 않은 A씨는 불구속 입건하자”고 검찰에 요청했다.검찰은 이날 오후 “경찰 의견에 동의한다”는 내용의 수사지휘서를 보냈다.

그러나 종로경찰서 형사과 소속 당직 형사 B씨는 이를 반대로 해석했다.“김씨를 불구속 입건하고 A씨를 계속 수감하라”는 처분이 내려온 것으로 착각한 것이다.결국 현행범인 김씨는 풀려난 반면 A씨는 유치장에 수감됐다.

경찰은 김씨를 ‘잘못’ 석방한 것도 하루 뒤인 지난 9일에야 알아챘다.경찰은 부랴부랴 ‘미체포피의자 사전영장’을 신청한 뒤 같은 날 오전 11시께 서울역 근처를 배회하던 김씨를 붙잡았다.김씨는 추석연휴로 인해 영장실질심사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지난 14일 오후 3시께 구속됐다.경찰 관계자는 “당직 형사가 성과 나이가 비슷한 두 사람을 혼동해 김 씨를 불구속 처리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고 해명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