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추석은 주말과 겹쳐 짧았던 데다 물가 상승과 가계부채 증가 등 경제난까지 덮쳤지만 귀성객은 지난해보다 오히려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한국도로공사와 코레일 등에 따르면 올 추석(추석 3일 전~당일 기준)에 서울을 빠져나간 차량은 157만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44만대보다 10만대 이상 늘어났다.

철도 이용객 수도 지난해에는 추석 연휴 9일(9월 18~26일) 동안 251만명이었지만 올해는 6일(9~14일) 동안 282만명에 달할 것으로 코레일은 추산했다.

국토해양부의 조사에서도 10~14일 전국의 이동 인원은 지난해 추석보다 1.1% 늘어난 총 2천930만명으로 예상됐다.

올해 귀성객이 늘어난 이유 중 하나는 교통 여건이 좋아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도로공사는 순천-완주선 등 신설, 확장 노선이 많아져 이용객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했고, 코레일도 "지난해보다 임시열차를 많이 늘려 전체 수송 인원이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핵가족과 1인 가구가 늘면서 명절에 고향을 찾는 대신 여행을 하는 등 '휴가'로 즐기는 사람도 적지 않지만, 아무리 경제가 어려워도 명절은 떨어져 사는 가족들이 모여 함께 지내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변함없이 많음을 이 같은 통계는 보여준다.

직장인 이모(36)씨는 "매년 추석에는 본가가 있는 창원과 처가가 있는 부산에 간다"며 "과일 값도 비싸고 다른 물가도 많이 올라 아무래도 부담이 늘기는 했지만 명절에는 양친께 인사드리는 게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향이 대구인 김모(32)씨도 "대학 다닐 때는 취업준비를 핑계로 고향에 가지 않은 적도 있지만 직장에 다닌 이후로는 매년 빠짐없이 내려간다"며 "경제난이라고 하지만 추석 때라도 고향에 가지 않으면 언제 내려갈까 싶기도 하다"고 말했다.

전북 순창이 고향인 직장인 신현영(30.여)씨는 "차량이 분산되기도 하고 군산 쪽에 우회도로가 생겨 편하게 다녀왔다"고 했다.

신씨는 "물가가 많이 올라 그런지 차례상도 예년보다 간소하게 차렸다.

예전 같으면 사과를 상자째 샀을 텐데 올해엔 낱개로 샀고, 다른 음식도 차례상에 꼭 올릴 만큼만 사서 차례를 지냈다"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한미희 이지헌 기자 eoyy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