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회계기준(K-IFRS) 도입으로 인해 증권사들의 순이익과 자기자본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3월 말 기준 자기자본 1위는 대우증권에서 삼성증권으로 바뀌었다.

1일 NICE신용평가정보에 따르면 22개 상장 증권사의 2010회계연도 K-IFRS(별도) 기준 순이익은 1조4574억원으로 한국회계기준(K-GAAP) 때 1조7206억원보다 2632억원(15.30%) 감소했다. 이는 증권사들이 올 1분기(4~6월) 처음으로 IFRS 적용 분기보고서를 제출하면서 IFRS 도입 효과를 기재한 주석을 통해 나타났다.

당기순이익이 증가한 증권사는 미래에셋 유진투자 우리투자 한양 등 4개에 불과했다. 나머지 동양종금 대우 메리츠종금 등 18개는 순이익이 감소했다. IFRS 적용으로 증권사 순이익이 줄어든 것은 금융상품과 파생결합증권,장외파생상품 등 매매 시 자산을 공정가치로 반영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동양종금증권은 K-GAAP상으로는 2010회계연도에 1179억원의 순이익을 냈으나 IFRS상에선 308억원 순손실로 바뀌었다. 이형관 NICE신용평가정보 선임연구원은 "계열사 보유 지분에 대한 지분법이익이 별도 IFRS에는 반영되지 않는데다 금융상품을 공정가치로 반영하면서 순손실을 냈다"고 분석했다. 대우증권도 2562억원에서 2133억원으로 428억원(16.72%) 감소했다. 2014년까지 처분이 제한된 금호산업 주식의 평가액이 낮아지면서 300억원대 평가손이 발생한 탓이다.

IFRS 도입으로 자산과 부채는 증가한 반면 자기자본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은 평균 10.38%,부채는 13.20% 늘었다.

22개 증권사의 자기자본은 12.21%(2950억원) 줄었다. 동양종금은 3월 말 기준 자기자본이 1조2555억원으로 종전 1조3788억원보다 1233억원 감소했다. 대우증권도 2조7428억원으로 1215억원 줄어 회계기준 변경에 따라 자기자본 1위 자리를 삼성증권(2조7700억원)에 내줬다.

삼성증권도 287억원 줄었으나 감소폭이 대우증권보다 작아 1위로 올라섰다.

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대형 IB로 지정받기 위해서는 자기자본을 3조원 이상으로 늘려야 한다"며 "IFRS로 인해 종전보다 많은 자금을 확충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