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오는 8일 상 · 하원 의원들을 출석시킨 가운데 고용 확대에 초점을 맞춘 경기 부양책을 발표한다.

백악관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오바마 대통령은 일자리 창출과 경기 부양을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대통령은 경제 살리기와 고용 창출을 위해 정치권이 즉시 힘을 합쳐야 한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며 "최근 버스투어에서 만난 국민들의 목소리도 마찬가지였다"고 설명했다.

미국 언론은 8일 연설에 △중소기업 지원을 통한 일자리 확대 △기업에 대한 각종 세금 감면 △철도 도로 등 인프라 시설 지출 확대 등이 포함될 것으로 전망했다. △부유층에 대한 증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주택시장 활성화 방안 △재정적자 감축안 등도 언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바마 대통령이 상 · 하원 합동회의에서 연설하는 것은 취임 첫해이던 2009년 9월 의료개혁법안 제안 이후 처음이다. 2년 만에 민주 · 공화 양당 의원들 앞에 나서기로 한 것은 내년 재선 성공을 위해서는 침체에 빠진 미국 경제를 살리는 것이 급선무라고 생각해서다.

지난 4월 이후 4개월 연속 9%대에서 고공행진 중인 실업률을 낮추지 않고서는 승산이 없다는 것이 백악관 측 판단이다. 2차대전 이후 미국에서 재선이 있던 해에 실업률이 6%를 넘기고도 연임에 성공한 대통령은 1984년 로널드 레이건이 유일하다.

당초 7일 저녁 연설을 계획했다가 공화당의 반발로 일정을 하루 늦춘 과정을 살펴봐도 백악관의 절박함이 드러난다. 오바마 대통령은 공화당 소속의 존 베이너 하원 의장이 7일 저녁 공화당 대선 후보들의 합동 TV토론 일정과 겹친다며 하루 연기할 것을 주장하자 이를 받아들였다. 뉴욕타임스는 백악관 역사학자의 말을 인용해 "대통령이 요청한 연설 일정을 하원 의장이 공개적으로 거부한 것은 유례가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