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마인드를 가진 사람들이 대학으로 많이 가야 대학이 바뀐다. "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의 생각이다. 내년에 산학협력중점교수를 2000명 채용키로 한 데에는 산학협력의 패러다임을 확 바꿔보겠다는 이 장관의 의지가 담겨 있다. 대학이 산업현장에서 요구하는 인력을 제대로 길러내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아들여 현장 수요를 반영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도다. 이 장관은 30일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산학협력중점교수의 주임무는 산학협력을 통해 '교육→창업→기술개발→후학양성→기업성장'의 선순환 과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체 경력 10년 이상 돼야

지난해 산학협력중점교수 채용 실적은 51명에 불과했다. 산학협력 재정지원사업 참여대학(35개)을 중심으로 올해 220명으로 크게 늘었지만 아직도 많이 부족하다는 게 교육당국의 판단이다. 이에 따라 내년에는 교과부와 지식경제부가 1000명씩 산학협력중점교수 채용을 지원하기로 했다.

교과부는 산학협력선도대학(LINC) 지원사업 등을 통해 1000명을 확보할 계획이다. 지경부는 연구 · 개발(R&D) 과제를 선정할 때 가점을 주는 방식으로 대학들이 1000명을 임용하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최중경 지경부 장관은 "R&D 사업 참여 대학을 선정할 때 산학협력중점교수가 참여할 경우 가점을 주고 사업 예산에서 산학협력중점교수 인건비도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교과부는 산학협력중점교수 채용 현황을 산학협력선도대학 선정의 평가지표에 반영하기로 했다. 산학협력중점 교수의 자격은 산업체 경력이 10년 이상인 사람이다. 전임교원으로 임용하는 것을 권장하고 비전임교원으로 채용할 때는 전일제(full-time)로 근무하는 경우에만 산학협력중점교수로 인정할 방침이다.

이 장관은 "산학협력중점교수가 성공적으로 정착한 사례들이 나오고 있다"며 "지역 기술인력들을 교수로 채용해 취업률을 빠르게 끌어올린 울산대가 대표적"이라고 설명했다. 울산대는 대기업의 전직 임원급 29명을 교수로 보유하고 있다.

◆산학협력 선도대학 집중 육성

교과부는 내년부터 산학협력을 잘하는 4년제 대학 50곳을 골라 총 2300억원을 지원하는 'LINC 육성사업'을 추진한다. '산학협력 선도대학'에 뽑히면 5년간 매년 45억원가량의 사업비를 지원받게 된다. '기술혁신형 대학' 15개와 '현장밀착형 대학' 35개를 선정,R&D와 산업현장 실습을 강화하도록 할 방침이다.

지원대학에 선정되려면 대학의 체질을 '산학협력 친화형'으로 개선해야 한다. 지역산업 수요에 맞는 교육과정을 만들고 특성화된 취업 · 창업 지원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교수 임용과 승진,업적평가,학사제도 및 조직 등도 산학협력에 맞게 개편해야 한다.

교과부 관계자는 "산학협력은 대학과 기업이 원 · 윈할 수 있는 전략"이라며 "앞으로 산학협력 성과에 따라 대학의 판도가 뒤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산업단지 안에 개방형 대학과정인 'QWL 캠퍼스'를 운영,특성화고 · 마이스터고 학생들에게 일하면서 배우는 기회를 주기로 했다. QWL(Quality of Working Life)은 근로생활의 질이라는 뜻이다. 복수의 대학 등 다양한 교육기관이 기업수요 맞춤형 교육과정에 참여하게 된다. 정부는 내년 10월까지 반월 · 시화산업단지를 QWL밸리 성공모델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산업융합특성화대학원을 운영,맞춤형 고급 인력도 길러내기로 했다.


◆ LINC

Leaders in INdustry-university Cooperation.산학협력 선도대학.교육과학기술부는 지역 산업의 수요에 맞춘 인력을 양성하고 기술을 개발해 지역 발전을 이끌 LINC들을 선정해 집중 지원할 계획이다. 기술혁신형 15개,현장밀착형 35개 등 50개 대학을 선발,연간 총 2300억원을 지급한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