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신용평가는 23일 세계 금융시장 불안이 건설 디스플레이 반도체 등의 업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신평 측은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 및 유로존 재정위기 확산, 프랑스 일본 등의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 등으로 인해 국내 및 세계 금융시장의 불안이 급격히 심화되고 있다"며 "대외의존도가 높은 업종, 경기민감도가 높은 업종, 금융시장의 영향을 보다 많이 받을 수 있는 업종, 환율변동에 민감한 업종 등은 영향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25개 주요 업종 중 세계 금융시장 불안으로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산업으로 건설 디스플레이 반도체 조선 항공운송 해상운송 저축은행 등을 꼽았다.

건설은 국내 및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 증가로 인해 단기적으로 대규모 해외 건설프로젝트의 발주감소와 국내 주택경기 회복 지연 등의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봤다. 실제로 2008년 하반기 세계 금융위기 이후 대규모 해외프로젝트의 발주 취소 및 주택경기가 급락한 바 있다는 설명이다.

디스플레이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업종은 계절적 성수기인 하반기를 맞아 수요확대에 의한 경기회복을 기대했으나 주 수요처인 미국의 신용등급 하락 및 부정적 전망에 의한 수요억제심리 작용에 따라 회복세가 기대 수준에 이르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금융업종 중에서는 은행보다 저축은행이 더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란 판단이다.

국제 금융시장 불안은 외국인 투자자금 이탈과 외화자금 조달여건 악화 등으로 은행의 외화유동성 부족을 초래할 수 있으나, 현재 국내 은행의 외화유동성은 외화잉여유동성과 외화장기차입비율이 과거에 비해 개선됐다는 것이다. 또 만기도래분의 차환도 비교적 원할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금융시장 불안으로 부동산 경기침체가 장기화될 경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중심으로 저축은행 부동산 관련 대출의 자산건전성 저하가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저축은행의 자산건전성 저하는 대손비용 부담을 통해 수익성을 저해할 수 있으며, 이는 금융당국에서 진행 중인 저축은행 업계의 경영정상화를 지연시키고 구조조정을 확대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