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석유회사인 페트로차이나가 리비아 나이지리아 등 북아프리카와 중동 등에서 진행하던 6개 해외 원유개발 프로젝트를 중단하기로 했다. 10억달러 이상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중국 석유회사들의 무분별한 해외 인수 · 합병(M&A)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3일 중국증권보에 따르면 페트로차이나는 수년간 진행해온 6개 해외 석유시추 프로젝트를 정치적 혼란과 성과 부진 등의 이유로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결정으로 이 회사는 12억위안(2000억원)의 손실을 내게 됐다. 이들 프로젝트는 페트로차이나의 자회사인 창청시추공사가 맡아왔다.

창청시추공사는 그러나 해외 프로젝트가 잇달아 중단되는 상황에서도 올해에만 다른 프로젝트에 9억9400만달러를 투입한 것으로 드러나 중국 석유기업들의 무분별한 쩌우추취(走出去 · 해외진출)에 대한 비판이 고조되고 있다.

중국석유화학산업협회에 따르면 페트로차이나 중국석유화학 중국해양석유 등 3대 에너지기업의 지난해 M&A 규모는 300억달러에 달했다. 이 업종에서 발생한 세계 M&A의 20%에 해당한다.

런하오닝(任浩寧) 중국투자컨설팅 연구원은 "수익성이 높은 프로젝트는 서방 메이저 업체들이 독식하고 있어 중국은 중동 아프리카 등 위험성이 높은 나라에 진출할 수밖에 없다"며 "해외 투자 경험이 부족한 데다 책임 소재도 불분명해 해외 프로젝트의 효율성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베이징=김태완 특파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