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7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열리는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는 세계육상선수권 사상 참가국과 선수 규모에서 역대 최대다.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에 가맹한 212개국 중 206개국이 참가한다. 1999년 스페인 세비야대회의 201개국을 넘는 최대 규모다. 참가 선수와 임원은 3500여명에 달한다. 대회 규모가 커 대회기간 중 선수단 · 임원,취재진,초청 귀빈,봉사자들이 먹는 음식값만 36만끼에 60억~70억원에 이른다. 선수와 임원 3500여명의 총 식대만도 27억~28억원이다.

◆362가지 메뉴…한 끼 2만3000원

선수단과 임원 3500여명은 대구 율하동 선수촌 아파트 광장 지하주차장을 개조해 만든 4200㎡ 규모 선수촌 식당에서 23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하루 세 끼를 해결한다. 식당 내 좌석만 1500개다. 300인분을 조리할 수 있는 대형 스팀솥과 그릴이 10개나 된다.

매끼 메뉴는 53~55가지.주로 스테이크 파스타 샐러드 불고기 감자 등 양식 위주다. 동양식,이슬람식은 따로 마련된다. 대회기간 내 362종류의 음식이 선보인다. 한 끼 식대는 2만3000원 정도.조직위는 입 · 퇴촌 일정이 달라 식대 예산을 60억~70억원으로 잡았다. 한 끼 영양분은 일반인 권장(2500㎈)의 두 배가 넘는 5500㎈로 식단을 짰다.

대회 공식 지정 호텔인 호텔인터불고가 준비한 식재료는 470종,498만881개에 이른다. 식사용 재료인 소고기 6t,닭고기 4t,돼지고기 1.8t,쌀 23t 등을 준비했다. 후식에 쓰일 오렌지는 2만6000개,샐러드용 양상추도 8t을 확보해놨다. 물병은 70만개(500ml)를 창고에 쌓아놓고 있다.

이슬람권 선수(400~500명)들이 라마단 기간에 먹을 '할랄'(이슬람 율법에 맞게 만들어진 음식) 음식은 중동 현지에서 공수해 왔다. 하지만 중국 멕시코 음식은 준비하지 않았다. 이들 음식에서 도핑테스트에 걸리는 클렌부테롤(성장촉진제의 일종)이 검출됐기 때문이다.

◆조리사 · 서빙요원 1000여명

선수임원식당을 포함해 미디어촌 미디어식당,귀빈식당 등 모두 16개 식당이 경기장 곳곳에 있다. 이곳에서 조리사와 홀 서빙 요원 700여명을 포함,총 1000여명이 일한다.

식약청 직원 200여명도 식중독균 감염 여부 등 조리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파견근무하고 있다. 식당은 아침(5~11시),점심(12~오후 5시),저녁(오후 5시~오전 2시)으로 나눠 20시간 운영이 원칙이지만 야식 제공,도시락 배달 등으로 사실상 24시간 개방돼 있다.

조직위 관계자는 "우사인 볼트는 만찬 후 야식으로 스테이크 2인분과 콜라 2병을 주문해 먹는 대식가"라고 혀를 내둘렀다. 조직위는 지금까지 열린 올림픽과 월드컵 식단을 모두 분석했다. 전문 교수나 요리 전문가 등 연구용역을 거쳐 선수 식단을 짰고,IAAF 승인을 받았다.

정희석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조직위원회 급식운영팀장은 "선수들이 최상의 컨디션으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 식당을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대구=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