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아우디 A6는 중형 세단 A6의 7세대 풀체인지(완전변경) 모델이다. 2004년 6세대 모델이 첫 선을 보인 뒤 7년 만에 디자인과 파워트레인(엔진·변속기)이 전면 교체됐다. 1968년 1세대 모델이 나온 후로 44년 동안 일곱차례 진화를 거듭했다. 이번 7세대 모델은 과연 어떤 변화를 갖고 왔을까.

18일 인천 송도에서 국내 출시를 앞둔 뉴 A6를 만났다. 시승은 송도 신도시 일대에서 인천대교를 건너 영종도 스카이72 골프클럽을 왕복하는 총 85km 구간에서 진행됐다. 시승차는 배기량 3000cc TFSI 가솔린과 3000cc TDI 디젤 두 종류로, 동승자와 번갈아가며 신차를 즐겨봤다. 시승 내내 뉴 A6는 '젊은 에너지'를 한껏 뿜어냈다.


◆ 디자인, '쿠페 같은 세단'으로 변화

우선 디자인은 '쿠페 같은 세단'으로 변화를 꾀했다. 독일 아우디그룹의 슬로건인 '기술을 통한 진보'를 시각적으로 잘 표현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전 모델과 비교하면 전장은 12mm 줄고 전폭은 19mm 늘어났으며 전고는 4mm 낮아져 차체에 역동성을 가미했다. 헤드램프가 끝나는 시점부터 수평으로 테일 램프까지 이어지는 토네이도 라인은 쿠페가 지닌 스포티한 멋을 잘 살렸다.

경량 소재 비율을 높인 점도 차가 날렵해 보이는데 일조했다. 차체 중량은 알루미늄 소재를 늘려 이전 모델 보다 가솔린은 80kg, 디젤은 135kg 각각 가벼워졌다. 아우디 관계자는 "보닛과 펜더만 알루미늄 소재를 쓴 구형과 달리 신형은 도어, 트렁크 리드 및 선반까지 차체 20%가량 알루미늄을 썼다"며 "차체 경량화로 인해 뉴 A6는 더욱 다이내믹한 주행 성능을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 첨단 기능, 헤드업 디스플레이·한글 인식 내비게이션 등

뉴 A6의 실내 첨단 장치는 가장 인상적이었다. 운전석 계기판 중앙에는 속도와 연비, 내비게이션 등 관련 정보를 표시해주는 7인치 컬러 디스플레이가 장착돼 젊은 고객들의 기호까지 반영했다. 또 운전자 보조 시스템인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운전석 전면 유리에 주행 속도 등 주요 정보를 숫자 형태로 표시해줬다.

시동을 걸면 대시보드에 감춰져 있던 8인치 컬러 모니터가 모습을 드러내며 센터페시아 상단에 세팅된다. 모니터에 표시되는 4가지 운전모드 시스템 '아우디 드라이브 셀렉트'도 운전 재미를 높여주는 새로운 기능이었다. 변속기 하단에 부착된 다이얼 버튼을 돌리면 운전자 취향에 따라 컴포트, 오토, 다이내믹, 개인맞춤형(엔진변속기·스티어링 3가지 모드) 등 4가지 주행 패턴을 선택할 수 있다. 디젤은 연료 효율을 돕는 이피션스(열효율) 기능이 하나 더 추가됐다.

이밖에도 아우디코리아는 이전 모델에서 약점으로 지적된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한국 고객에 맞춤형 모델로 업그레이드했다. 8인치 내비게이션을 지원하는 MMI(멀티 미디어 인터페이스) 터치 시스템은 운전자가 기어박스 왼쪽에 부착된 터치패드(한글 인식)에 목적지나 전화번호를 손가락으로 입력하면 내비게이션이 스스로 인식하며 작동된다.


◆ 강력해진 성능, 짧은 구간 시속 195km 가속도 "순식간에"

뉴 A6 TFSI는 페달을 밟은 순간부터 운전대를 놓을 때까지 운전 재미가 절로 났다. 고성능 세단에 장착되는 터보차저 기술과 직분사 엔진의 조합으로 가속감은 부드럽고 고속 주행을 하면 빠른 응답성을 보였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 주행 속도는 거침없이 올라간다. 인천대교를 건넌 뒤 영종도 일대에서 짧은 구간 깊게 페달을 밟아봤다. 120km로 달리던 차는 순식간에 시속 195km까지 속도가 치솟았다.

코너링을 할 때도 차체 안정감이 돋보였다. 아우디 관계자는 "아우디가 자랑하는 상시 사륜구동 콰트로와 토크 백터링 시스템을 통해 최적의 토크 배분으로 코너링 성능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파워트레인은 최근 출시된 아우디 A7과 동일하다. 3.0 가솔린은 TFSI 엔진(최고출력 310마력, 최대토크 44.9kg·m)에 8단 팁트로닉 변속기를, 3.0 디젤은 TDI 엔진(최고출력 245마력, 최대토크 51.0kg·m)에 7단 S트로닉 변속기를 각각 얹어 출력과 토크 성능 모두 A7과 같다. 이전보다 10마력씩 향상된 것. 연비도 가솔린(9.5km/ℓ)이 16%, 디젤(13.5km/ℓ)은 22% 개선됐다.

뉴 A6 TDI는 가솔린보다 토크 힘이 좋아 정지상태에서 속도를 높일 때 가속감이 시원했다. 특히 디젤은 가솔린 보다 연비가 높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으면 엔진 시동이 꺼지고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면 시동이 다시 걸리는 아이들링 스톱(idling-stop) 기능이 장착돼 연료 효율성을 높였다. 때문에 고연비 차를 선호하는 소비자는 가솔린보단 디젤에 훨씬 매력을 느낄 것 같다.

시승을 마친 후 뉴 A6는 '디자인', '첨단 기술', '성능' 등 3가지 요소에서 큰 변화를 느낄 수 있었다. 시승을 하면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 역시 이같은 대목이었다.

아우디 A6는 지난 44년간 전 세계 시장에서 700만대가 팔렸다. 아우디그룹 내에서도 인기 세단이다. 특히 A6 판매량은 전 세계 시장에서 한국이 상위 5위권에 포함된다. 올 1~7월까지 국내 판매량은 1884대로 전체(5799대) 대비 32.4%를 차지했다. 트레버 힐 아우디코리아 사장은 "뉴 아우디 A6를 월 평균 600대씩 팔겠다"고 밝혔다. 이전 A6 가격은 5820만~8060만원. 신형 가격은 공식 출시 날인 28일 발표된다.

송도=한경닷컴 김정훈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