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 우주탐사학과의 WCU 달궤도 우주탐사 사업단(단장 이동훈)은 교육과학기술부 WCU(세계 수준의 연구중심대학 육성) 사업에 '달궤도 우주탐사 연구' 과제가 선정되면서 2009년 경희대 대학원에 신설됐다. 우주탐사를 위한 관련 연구와 전문 인력 양성을 주목적으로 하는 이 사업단은 이를 위해 우주환경 이론 및 모델링,위성관측자료,위성탑재체 개발 등 3가지 분야에 대한 연구를 집중 진행하고 있다.

이 사업단의 연구에 세계 최고 수준의 석학들이 참여하고 있다. 미국 학술원 · 한림원 회원이며 국제우주연구회(COSPAR) 부의장인 로버트 린 버클리대 교수와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새미 솔랑키 상임소장이 각각 석좌교수와 석학교수로 재임하며 사업단의 실험 개발 연구를 이끌고 있다.

또 학과 소속 학생들을 버클리대 우주과학연구소와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에 장기 파견해 현장 교육과 제작도 병행하도록 하고 있다. 대학원생 전원에 대한 전액 장학생제를 도입하고 별도의 연구비를 지원해 학생들이 경제적인 어려움 없이 학문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한 것도 특징이다.

사업단이 가장 초점을 맞추고 있는 분야는 위성탑재체 개발이다. 향후 달 탐사 등 우주탐사에 필요한 첨단 탑재체를 직접 개발하는 것이다. 사업단은 이를 위해 고성능의 초소형 입자검출기인 STEIN을 탑재할 초소형 위성 시네마(CINEMA)를 제작 중이다.

CINEMA는 질량 3㎏,전력 3W의 피코(pico)급 위성으로 크기가 10㎝?C10㎝?C30㎝에 불과하지만 STEIN 등이 탑재되어 첨단 과학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STEIN을 통해 전자,이온,중성입자 등을 동시에 관측,현재 우주환경 연구에서 가장 중요한 주제인 고속 입자들의 발생과 분포를 알아내는 작업을 할 수 있다. 사업단은 이 위성을 내년 중 발사할 계획이다.

사업단은 WCU 사업 지원으로 당초 국내에서는 2기의 다중위성을 계획했으나 발족 이후 공동연구를 진행 중인 버클리대 우주과학연구소와 공동으로 미국 과학재단(NSF)에 제출한 과제제안서가 2009년 8월 승인되면서 미국의 지원을 추가로 받게 됐다.

이 덕분에 위성 1기가 추가돼 총 3기의 위성을 발사하게 돼 더 방대한 자료 수집이 가능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위성 1기는 내년 여름 미국 NASA에서 발사할 예정이고,위성 2기는 내년 가을 러시아 로켓에 실려 발사될 예정이다. 이 위성들은 각기 다른 지역과 방향에서 고속 입자들의 발생과 소멸 과정을 정밀 추적해 우주공간 자기장 변화를 관측하는 3중 관측 형태로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이 단장은 "첨단 위성 탑재체의 공동 개발은 국가 간의 기술 장벽이 매우 높은 분야라 기술 수입 자체가 매우 힘든 영역"이라며 "순수 과학 분야의 공동 연구를 통해 관련 기술 수입효과를 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업단은 이를 위해 버클리대와 막스플랑크 외에도 미국 다트마우스칼리지,일본 교토대 및 규슈대,영국 임페리얼칼리지,호주 뉴캐슬대,대만 국립 성공대,한국천문연구원 등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공동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또 유럽우주국(ESA)에는 2017년 발사를 목표로 하는 우주탐사선 솔라 오비터(Solar Orbiter) 사업의 입자측정 과학실험에 공동 연구원으로도 참여하고 있다. 이 사업은 우주탐사 역사상 태양 표면에 가장 가까이 근접해 정밀 관측을 수행하는 미션이다.

입자측정을 위한 에너지입자탐지(EPD · Energetic Particle Detector) 실험에 사업단이 STEIN 부분을 책임지는 공동 연구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솔라 오비터의 EPD 탑재체는 유럽 ESA와 미국 NASA가 공동 개발하고 있으며 총 9개 기관이 참여 중이다.

사업단은 전체 기관들로부터 신규 참여 연구원 등록을 공식 체결,참여국인 미국의 수출입기술제한 규정(ITAR)의 공식 허가서(TAA)를 수여받고 본격적으로 탑재체의 전반적인 기술 전 분야에 직접 참여할 수 있게 됐다.

이 같은 기초과학 공동 연구를 통해 해외의 선진 우주 기술들을 간접적으로 국내에 들여오는 부수적인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 게 사업단 측 설명이다. 사업단은 자연, 응용과학, 공학계열 등 다방면 전공학생들의 진학을 유도해 우주탐사분야의 융합형 연구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 단장은 "해외 연구기관들과 우주탐사분야의 첨단 탑재체를 공동 개발한다는 것은 우주 과학 발전에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 경제적인 효과도 매우 크다"며 "위성을 이용한 과학적 연구 수행 능력과 실험기기 개발 및 운용에 필요한 연구를 통해 아직 뒤처져 있는 우리나라의 우주 분야 기술을 세계적 수준으로 올려놓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소람 기자 soram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