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의 더블딥(이중침체) 공포에 글로벌 주식시장에서 '패닉'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개별 종목들이 단기간에 30% 이상 주가가 급락하면서 자사주 취득으로 주가 방어에 나서는 상장사들이 잇따르고 있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CD 및 반도체 장비기업인 참엔지니어링은 약 10억원, 37만주 규모의 자기주식 취득을 결정했다. 계약기간은 이날부터 오는 11월 8일까지이다. 참엔지니어링은 이미 자사주 323만8385주(9.9%)를 보유하고 있다.

이번 자기주식취득은 주가안정과 주주가치 제고 목적으로 진행된다. 참엔지니어링 주가는 지난 1일 3425원을 기록했지만 이날 2300원까지 엿새만에 32.8%나 급락했다.

참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최근 3년간 성장율이 22%에 이를 정도로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해 왔지만 회사 주가의 저평가가 지속돼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자사주 취득을 결정했다"며 "이번 자사주 매입으로서 주주의 투자손실 방어와 주가에 대한 경영진의 의지를 밝힘으로써 신뢰 구축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참엔지니어링은 전반적인 LCD업황 악화 속에 올해 2분기 매출액 역시 견조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성장동력인 램리서치(Lam Research)와의 조인트벤처 설립이 현재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어 회사 성장성은 확고하다"고 전했다.

내연기관구조재, 풍력부품 등 구조용 금속제품 업체인 삼영엠텍도 이날 대우증권과 20억원 규모의 자사주취득 신탁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기간은 내년 8월 8일까지로, 주가 안정이 목적이다. 삼영엠텍 주가도 지난 1일 이후 이날까지 34% 가량 급락했다.

새내기주도 자사주 취득에 동참하고 있다. 지난 5월 20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골프존은 전날 한국투자증권과 12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 신탁계약을 체결했다.

골프존도 이달 들어 30% 이상 급락했다. 이는 공모가 8만5000원보다는 40% 가량 낮은 수준이다.
골프존측은 "주가안정, 주주가치 제고 뿐 아니라 임직원에 대한 성과보상과 주식매수선택권 행사에 따른 자기주식 교부를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가가 쌀 때 자사주를 취득해 주가도 방어하고 향후 성과급과 스톡옵션 행사에 대비한다는 계획이다.

합금철 및 고분자 화학제품 제조업체인 심팩메탈로이는 주가 안정을 위해 자사주 20만주를 취득키로 했다. 취득기간은 이날부터 3개월로, 취득예정금액은 16억2000만원에 이른다. 심팩메탈로이 역시 지난 1일 1만50원에서 전날 7700원까지 급락했으며 이날도 하한가 근처까지 급락했다.

내비게이션 업체 팅크웨어와 반도체.디지털 미디어기기 전문업체인 코아크로스도 각각 자사주 20만주, 23만1666주를 취득키로 했다.

향후에도 자사주 취득에 나서는 기업은 늘어날 전망이다. 한 상장사 관계자는 "상장사들이 길게보고 현재 주가가 저평가됐다는 판단 아래 자사주를 매입하고 있는 것 같다"며 "최근 자사주 매입을 검토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