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코리아는 국내 시장에 이스케이프와 익스플로러 두 종류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팔고 있다. 이중 미국 포드자동차의 4륜구동 대표주자인 익스플로러는 대형 SUV 차종이다. 국내 판매 중인 모델은 배기량 3500cc급이며 성인 7명까지 탑승 가능한 넓찍한 실내공간을 갖춰 가족 단위의 야외 활동에 적합하다.

익스플로러는 지난 20년간 다섯 차례 모델 변경을 거쳤다. 2011년형 뉴 익스플로러(이하 신형 익스플로러)는 포드코리아가 올해 5월 시판에 나선 5세대 풀체인지(완전변경) 모델이다. 미국에선 작년 하반기 출시돼 현지 업계에서 상품성이 향상됐다는 평가를 얻었다. 디자인을 포함 성능과 연비를 보강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올 1월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선 기자단 투표에 의해 '올해의 북미 트럭상(North American Truck of the Year)'을 받기도 했다.


◆가속감 굿···"대형 SUV 편견 깬다"

최근 서울·경기지역 도심과 고속도로에서 신형 익스플로러를 시승했다. 이 차는 3.5리터급 V6 Ti-VCT(트윈 독립식 가변 캠 샤프트 타이밍) 엔진에 6단 변속기를 장착해 출력은 290마력, 토크는 35.3kg·m의 최대 성능을 낸다. 이전 4.0리터급 구형 모델의 최대 출력이 213마력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성능 향상이 인상적이다.

엔진 시동이 걸린 상태에서 페달을 깊게 밟으면 초기 가속은 1~2초간 늦게 반응한다. SUV 차량 특성상 승용차처럼 민감하게 탄력이 붙진 않는다. 하지만 시속 100km 이상 가속감이 붙으면 160km까지 속도가 올라갈 때 주행 만족도는 고급 세단 못지 않다. 차체 무게가 큰 대형차이지만 움직임은 앞 차를 추월할 때나 곡선 구간을 돌아나갈 때 힘이 넘친다. 직접 타보면 대형 SUV는 민첩함이 떨어진다는 편견도 일부 해소할 수 있다.

이 차는 야외 활동 선호도가 높은 고객들이 즐겨 타는 만큼 오프로드 주행에 최적화된 게 특징이다. 이전처럼 저속과 고속, 자동 모드 등 단순한 세팅이 아니라 도로 상황에 따라 정상(Normal), 진흙(Mud), 모래(Sand), 눈(Snow) 등 4가지 주행모드를 지원하는 포드의 새로운 전자식 지형 관리 시스템이 적용됐다. 때문에 오프로드를 달릴 땐 주행모드를 바꿔 가면서 운전의 재미를 더할 수 있다.

연비는 대형차급에 속해 그리 좋은 편은 아니다. ℓ당 8.3km를 달린다. 배기량과 7인승인 점을 감안하면 연비가 좋을 수가 없다. 그럼에도 포드는 알루미늄 후드 등 차체 경량 소재를 사용해 차량 무게를 45kg 줄여 연비는 구형 보다 20%가량 높일 수 있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포드 싱크(Sync) 등 첨단장치 돋보여

신형 익스플로러는 BMW X시리즈, 아우디 Q시리즈 등 프리미엄급 SUV에 버금가는 고급 사양을 두루 갖췄다. 무엇보다 가장 눈길을 끄는 장치는 업계 최초로 스마트폰처럼 터치와 음성명령으로 각종 엔터테인먼트 기능과 내비게이션 및 실내온도 컨트롤이 가능한 '마이포드 터치' 시스템을 꼽을 수 있다.

실내 센터페시아 상단 8인치 터치스크린에 장착된 이 장치는 포드가 마이크로소프트(MS)와 협력 개발한 음성인식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싱크(Sync)가 탑재돼 보이스 코맨드(음성 명령 기능)이 가능하다. 블루투스를 활동하면 아이폰에 저장된 MP3 음악 파일을 USB 케이블 없이도 차량 내 오디오로 연결할 수 있다.

단점이라면 마이포드 터치 시스템이 한글 버전을 지원하지 않는다는 것. 때문에 매뉴얼에 익숙하지 않으면 각종 프로그램의 조작이 불편할 수 있다.

주행 안전을 돕는 첨단장치도 눈길을 끈다. 운전 중 차선 이탈이나 전방의 장애물이 감지되면 발광다이오드(LED) 점등 표시가 떠 운전 주의를 알려주는 충돌경보 기능을 갖췄다. 또 전복방지장치(RSC)가 내장된 주행 안전장치와 각 바퀴 제동을 독립적으로 제어하는 커브 컨트롤 시스템 등도 주행 안전성을 높였다.

이밖에도 크루즈 컨트롤, 정·후면 주차 거리감지 경보장치, 주차보조장치, 후방카메라, 와이퍼 빗물 감지장치 등 운전 편의기능을 지원한다.

국내 판매 가격은 5250만원이다. 구형(4950만원) 보다 300만원 올랐다. 제품이 바뀐 부분을 챙겨 볼때 가격 인상 폭이 큰 편은 아니다. 이같은 대목이 결국 고객 반응으로 이어지고 있다. 포드 관계자는 "출시 이후 지난달까지 3개월간 초도 물량 180대가 완판됐다"며 "지금 주문을 하면 추가분이 들어오는 10월께 차를 인도받을 수 있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정훈 기자 lennon@hankyung.com